이라크 침공 1주년을 앞두고 스페인과 이라크에서 대규모 테러공격이 발생, 세계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알 카에다가 이번에는 일본 등 6개국을 지목해 ‘미국의 하인’이라며 테러공격을 예고해 해당국가들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알 카에다는 동시에 철군 결정을 내린 스페인에 대해서는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 가뜩이나 스페인의 철군결정이후 세계 각국으로 번지고 있는 '철군 도미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알-마스리여단, “日, 英 등 6개국 ‘미국의 하인’이 다음 공격목표” **
AFP통신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던 알-카에다 산하 ‘아부 하프스 알-마스리 여단’이 이번에는 일본, 영국, 이탈리아, 호주,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을 지목해 ‘미국의 하인’이라고 비난하며 테러공격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인 알-쿠드스 알-아라비에 보낸 편지를 통해 이렇게 경고했다. 새로운 테러공격을 경고하고 나선 알-마스리여단의 편지 내용은 17일자 알-아라비 신문지면에 보도됐다.
아부 하프스 알-마스리여단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도 이 신문사에 e-메일을 보내 스페인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편지를 통해 “파키스탄의 페레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미국을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등 전전긍긍**
이 편지의 진위 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으나, 테러대상국으로 지목된 일본 등의 국가들을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18일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방위청 장관은 이번 국회에 국민보호법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 "이 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긴급대처사태는 무력공격에 준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일본정부가 알카에다의 테러에 대비해 이 법안을 만들었음을 시인했다.
요컨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열차 폭파 테러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일본은 신간센과 지하철 등이 테러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안보태세와 위기관리상황을 중점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 철군 공언한 스페인과는 휴전”-“다루기 쉬운 부시 재선 원해”**
한편 아부 하프스 알-마스리여단은 이날 런던에서 발행되는 또다른 아랍어신문인 알 하야트에 “스페인의 새로운 정부에 이라크에서 철군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서 스페인과 휴전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보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5일 알 하야트에 보낸 이 성명에서 알-마스리여단은 “스페인 새 정부의 철군 결정으로 인해 우리 지도부는 스페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겠다고 공언한 새 정부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스페인 영토내에서의 모든 작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어 “우리는 이를 유럽지역에 있는 모든 조직원들에게 알린다”며 “스페인 국민들은 미국과의 동맹을 거부하는 정당을 선택함으로써 평화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에서는 또 “차기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하길 바란다”며 “이는 부시보다도 더 어리석은 지도자를 찾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부시는 지혜보다는 무력으로 사안들을 처리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 단체는 또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은 모욕적인 언사를 아름답게 윤색하는 등 아랍과 이슬람권에 신에 대한 불경을 문명화라는 명목으로 포장한다”며 케리가 승리하더라도 대미항전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단체는 “이 때문에 그들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우리 국가를 파괴할 것”이며 “이 때문에 우리는 부시가 재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美, 이 단체와 성명 진위 의심**
미국은 이 단체가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 발생한 정전사태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어 이 단체의 신뢰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대테러전문가는 “이 단체는 과거에 거짓 주장을 했었기 때문에 최근의 성명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 단체의 알-카에다와의 연관성도 분명치 않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당의 구스타보 데 아리스테구이 대변인도 “이 단체는 휴전을 선언할 능력은커녕 테러공격을 감행할 능력도 없다”며 이 성명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대상국으로 지목된 일본 등 6개국은 AFP통신 내용을 긴급뉴스로 타전하며, 스페인의 참사가 자국에서도 발생하는 게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라크 침공 1주년이 되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대대적 테러공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테러공포는 국제사회를 휩쓸 전망이다. 비록 이번 테러대상국에서 제외되기는 했으나 내달 3천명의 대규모 파병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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