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라크 파병 한국군인 자이툰부대가 독자적으로 맡기로 했던 키르쿠크 지역에 잔류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휘체계에 관해 다시 한-미간 협의를 벌이고 있어, 다음달 파병할 예정이었던 한국군 파병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참 작전본부장, “지휘체계문제 협의중”-“파병일정 늦춰질 수도”**
김장수 합참 작전본부장은 11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맡기로 했던 키르쿠크 일부 지역에 미군이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통보해와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군이 하위자 등에 주둔할 경우 한국군과 지휘체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계설정 문제를 놓고 연합합동동맹군사령부(CJTF-7) 등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승인을 받은 파병동의안에 명시된 대로 이라크 일정지역에 대한 한국군의 독자적인 지휘체계 유지가 힘들어진다면 파병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혀 파병 일정 변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하위자와 키르쿠크 공항 주둔 미군부대에 대한 전술통제 등을 명쾌하게 한 뒤 파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미군과의 지휘통제관계 설정 문제 협의에서 한국측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자이툰 부대를 미군과 완전 별개로 평화재건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음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미군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당초 다음 달 7일부터 순차적으로 1천200여명이 출국키로 예정된 자이툰부대 선발대의 파병일정이 늦춰지고 본대의 파견 시기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항세력, 키르쿠크 지역에 몰리고 있어 **
한편 미군측이 공동주둔을 요청한 이유로는 저항세력이 한국군 주둔지역인 하위자 등지에 몰리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미국은 수니 삼각지대에 대한 공세가 최근 강화되면서 저항세력들이 하위자와 인근 헴린산맥으로 몰리고 있는 현실을 중시해 하위자에 주둔중인 미25사단 2여단 병력을 한국군 파병 이후에도 잔류시키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키르쿠크 치안상황은 “최근 2주 사이에 저항세력의 적대행위가 12회, 미군 등의 공세작전과 교전이 24회 발생하는 등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미군은 이처럼 치안상황이 악화되자 한국측에 공격형 무기인 전투헬기와 탱크 등의 무기를 보강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미측 요구에 정부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 치안임무가 주임무 될 우려**
하지만 당초 미군측과는 독자적 지휘체계를 유지하기로 합의를 마친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미군측 요구에 대해 정부 당국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
한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듯이 "미군이 주둔하게 된다면 어디에 주둔하는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인지 확인해야 하며 그렇다 하더라도 국회 동의를 받은 사항이기 때문에 함부로 변경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명분상 이유 외에도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 더욱 큰 이유는 지휘체계 변경에 따라 바로 북부 이라크 주둔 미군과 연계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미군의 치안임무와 저항세력 소탕임무를 우리가 떠맡게 될 우려도 커 한국군은 평화유지재건임무가 아니라 본격적인 치안임무를 주로 담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항세력의 주대상인 미군과 공동으로 주둔하게 되면 한국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인식도 나빠질 것이 분명하고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커져 파병 한국군의 안전에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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