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에서 한국 방송기자들이 이라크 주둔 미군에 의해 3시간 동안 강제 억류된 사건에 대해 미국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여전히 미군의 과잉대응은 없었으며 절차에 하자가 없었음을 강조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
***美국무부, 유감표명. 그러나 “표준적 작전절차 따라 임무 수행”**
미 국무부는 8일 KBS 기자 억류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 기자들에게 어떤 불편이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그러나 “기자들의 짐이 폭탄수색견의 주의를 끌었다”며 “표준적인 작전절차에 따라 그 기자들은 외딴 곳으로 격리됐다”고 밝혀 미군들의 대응절차가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국무부는 또 “3시간 뒤 추가 조사로 별 이상이 없음이 밝혀진 뒤 그 기자들은 그들의 일을 계속하도록 허용됐다”며 “우리는 이라크에서 안전을 매우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해 재차 미군의 과잉 대응에 대해 하자가 없음을 강변했다.
국무부는 이어 “한국은 동맹의 중요한 일원이며 매우 빠른 시일 내에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노력에 상당한 추가 병력을 기여한다”며 “우리는 한국의 역할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물론 그 정부의 어떤 우려 표명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미군에 의한 학대는 없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군에 의한 학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지난주말 일부 한국 언론인들이 미군에게 학대를 받은 사건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이런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고 옹호했다. 그는 “폭탄수색견이 기자들의 짐에 신호를 보냈다”며 “기자들은 표준절차에 따라서 격리됐다”고 국무부의 성명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검사결과 음성반응이 나와 3시간뒤 이들 기자들은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허용됐다”고 말해 절차에 아무 하자가 없음을 강조했다.
***당시 미군측 신분확인이후에도 계속 억류, “재갈 물리겠다”고 협박도**
하지만 당시 미군은 한국 대사인 임홍재 이라크 주재 대사가 이들의 신분을 확인해 주고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손을 뒤로 묶은 채 계속 억류하는 등 과잉 대응을 해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억류됐던 정창준 기자에 따르면 미군들은 뒷덜미를 잡고 밀치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갈 테니 밀지 말라"고 하자 “한마디만 더하면 재갈을 물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미군은 연행뒤 곧바로 조사도 하지 않고 근무교대 시간이 끝날 때까지 초소 옆에 꿇어 앉혀 놓는 등 미군들의 편의대로 행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의 이번 유감 표명은 미국의 오만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앞으로 한미관계 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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