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이 도심내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다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을 지켜보고 있는 한범덕 청주시장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허 시장은 지난 3월 한국서부발전과 협약을 맺고 대전 평촌산단내에 1000MW급 LNG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3개월만인 지난 6월20일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의 LNG발전소 건립 목적은 전력자급율을 60%대로 올리는 등 지역경제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민들은 도심내 LNG발전소 건립에 따른 환경적 피해 우려를 들어 적극저인 반대에 나섰다.
허 시장은 2조 원대 규모의 LNG발전소 건설을 중단한 이유로 “시민 소통이 부족했다. 환경가치를 지키는 것이 LNG발전소를 유치하는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주에도 같은 시기인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내에 585MW급 LNG발전소 건립 계획을 공시한 후 현재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공람이 진행 중이다.
청주지역도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LNG발전소 건립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특히 청주는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에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반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허 시장의 발 빠른 중단선언에 비해 한범덕 청주시장은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청주시 관계자는 “LNG발전소 허가권자가 산업통상자원부이기 때문에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 시장을 비롯한 청주시의 입장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한 발언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이다. 대규모 LNG발전소 건설에 대한 허가권자는 산자부 등 중앙정부에서 결정하지만 허가 절차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지역관계기관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살펴보면 사업자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과 함께 주민과 관계행정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본안을 작성하게끔 돼 있다. 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본안을 작성해 산자부와 환경부에 제출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이달 말까지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을 진행 중이므로 이 기간이 끝나고 7일 이내에 지역 주민들과 청주시는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즉 청주시는 관계행정기관으로써 LNG발전소 건설이 시와 시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연구한 후 시민을 위한 최적의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물론 대전과 청주의 LNG발전소 건립에 대한 여러 상황이 같지는 않다. 다만 환경오염 우려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같다.
대전은 전력자급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회사가 LNG발전소를 건설하려 했던 것이고 청주는 SK하이닉스의 자체 전력 안정화를 위해 건설하려는 차이점이 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공익적 차원에서 건설하려던 LNG발전소를 환경오염을 우려한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들어 중단했다. 그렇다면 사익을 위해 건설 하려는 청주의 경우는 관계기관에서 더욱더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범덕 시장이 청주와 시민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고 대처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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