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번 6자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에 북핵 폐기라는 분명하고 확고한 공통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성과”라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북핵 문제 최고 관심사, 평화적 해결에 대한 자신감가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2일부터 6일까지 미국을 방문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핵문제와 한미관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등 한반도 정세 전세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문제가 한국에도 최고의 관심사이지만 미국에도 그렇다”며 "북한의 핵폐기는 제일 중요한 문제이며 한미양국은 이에 대해 매우 명확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반 장관에게 6자회담에 대한 한국측의 평가를 묻기도 했으며 이에 대해 반 장관은 "제2차 6자회담은 전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긍정적인 징후가 있었다"며 최초로 문서 합의를 도출한 것을 최대의 성과로 꼽았다.
반 장관은 이어 "과연 북한이 핵폐기의 확고한 의사가 있다고 보느냐"는 부시 대통령의 질문에 "궁극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라는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줬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편 "북한의 기아와 식량난을 감안해 적절한 시기가 되면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을 하겠지만 북한이 미국의 의도를 잘못 짚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인도적 지원을 하되 일정부분 북핵문제와 연계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부시, “이라크파병 감사”-반 외교 “4월 파병 차질없이 준비중”**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는 부시 대통령은 "한미 우호관계가 굳건한 기반 위에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평가한다"면서 "이를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노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어 “이라크 재건을 위한 한국의 기여에 다시 한번 깊은 사의를 표명한다”며 “이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에 대해 "노대통령의 따뜻한 개인적 안부를 전달한다"며 "한국은 4월 파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며 이라크 현지에서 군수분야 등에서 미국과 상호 긴밀한 협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에게 올해 다시 한국을 방문해달라는 노 대통령의 초청을 전달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올해는 굉장히 바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방한 초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부시, “용산미군기지 이전 등 주한미군 재배치, 연합방위능력 약화안돼”**
이날 만남에서는 한미간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번 방한했을 때 한국으로서는 엄청난 부동산 가치가 있는 시내 한복판의 땅에 미군기지가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땅을 군대가 사용해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계층이 불만이 있었고 그래서 기지를 이전키로 했다"며 "이 점을 노대통령이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용산미군기지이전이 확고함을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주한미군 재배치로 한미양국의 연합 방위능력은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측 일부 우려사항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무기나 병사, 장비가 모두 엄청난 발전을 했고 세상도 변하고 있어 이같은 재배치가 양국의 연합 방위능력을 절대로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측 이라크파병 등에 대한 사의표명 위해 이번 만남 이뤄진 듯**
이날 반 장관의 부시 대통령 면담은 참여정부의 외교장관으로서는 지난해 9월 당시 윤영관 장관의 면담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측에서는 반 장관 외에 한승주 주미 대사와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 등이 참석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30분 동안 진행된 이번 면담에는 미국 측에서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수석보좌관, 해리엇 마이어스 정책담당 비서실 차장, 빅토리아 뉴랜드 부통령 안보 부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미국의 국가 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외하고 각료급 외국 장관을 만나는 일은 외교의전상 흔치 않은 일로써 미국 대통령이 각료급 외국장관을 만나는 일은 방문국과 갖는 특별한 정치 외교 군사적 관계를 강조하거나 아니면 그 국가에 특별히 감사를 해야 할 사안이 있을 경우에 한하는 게 관례다.
이번 경우에는 부시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관한 입장 표명과 함께 이라크 재건을 위한 한국측 기여에 사의를 표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달해주기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한국정부에 사의를 표하기 위해 반 장관을 직접 만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미대사관측은 “반 장관의 이번 부시 대통령 예방은 한미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데 가장 큰 정치 외교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의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 표시의 일환이자 한미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거듭 확인해 준 것”이란 평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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