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라크 강경책을 이끌며 북한에 대한 '대담한 행동'을 요구해온 미국내 대표적 매파 가운데 한 명인 리처드 펄 미 국방정책위원회(DPB) 위원이 위원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펄, “대선서 짐 되고 싶지 않아 사임”**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펄 미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이 지난 18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에게 사임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보내고 물러났던 사실이 26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펄 위원은 럼스펠드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지금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선 기간으로 다가가고 있다“며 “본인의 논란이 되는 시각이 언제나, 특히 대선기간동안 럼즈펠드 장관이나 대통령에게 옮겨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AFP 통신은 이같은 펄의 사임과 관련해 “펄의 사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현재 재선을 위한 험난한 길에 직면해 있으며 지난해 이루어진 이라크 침략에 대해 점증하는 비난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분석, 그의 사임이 부시를 돕기 위한 퇴진임을 시사했다.
***근저에서 북한에 대한 ‘대담한 행동’ 요구하기도 **
펄 위원은 또 “최근 테러와의 전쟁을 맡고 있는 정부 부처의 폭넓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책을 저술했다”며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많은 생각들은 선거운동에 있어 방해가 될 수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이에서 자유롭길 원한다”며 사임의사를 확인했다.
데이비드 프럼과 공동 저술한 <악의 종말 :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펄은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의미하는‘대담한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지난 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방부 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펄 위원은 또 “지난 17년간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다”며 “자신의 역할이 대중에게 상당한 오해를 사고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오해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의 국가안보문제에 대한 시각을 펜타곤이나 부시 행정부와 연관짓는다는 것이다.
그는 “국방정책위원회는 정책결정기구가 아니라 단순히 국방장관에게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포럼이라는 사실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펄 위원은 지난해 자신의 사업 계약 문제 등으로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었으나 위원직은 계속 유지해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핵관련 2차 6자회담이 진행되기 직전 펄이 사임한 것과 관련,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미국내 비둘기파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반면 매파들의 발언권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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