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첫날 2차 6자회담에서 고농축우라늄(HEU)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인사말을 통해 밝힌 “신축성을 발휘하겠다”는 다짐이 ‘공수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이틀째인 26일에는 본격적으로 공동문서 내용을 조율하고 실무회의 설치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과 미국의 신축적인 태도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로슈코프 러시아 수석대표, “북, HEU 논의할 수 있다는 뜻 밝혀”**
러시아측 수석대표로 6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알렉산더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첫날 6자회담을 마친 이후 이타르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북한은 고농축우라늄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뜻이 있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고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은 물론 HEU 문제에 대해 기조연설과 북미 접촉에서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는 했지만,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종전 기조에서 다소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로슈코프 수석대표는 이어 “첫날 회담에서는 우라늄 계획은 회담 중심 의제는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해, 타협점을 찾기 위해 각국이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중한 접근은 핵동결 검증과정에서 이 문제를 추후 논의하자는 한국측의 절충안과도 맞닿는 부분이 있어 미국의 반응에 따라서는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미측은 여전히 북한의 플루토늄 및 HEU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신속하며 돌이킬수 없는 방식으로의 폐기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1차회담 때보다는 다소 신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전망을 더욱 높게 하고 있다.
***둘째날 회담서 공동문서 작성과 실무회의 신설 집중 조율**
로슈코프 수석대표는 또 “26일 둘째 회담이 이번 회담 성공 여부에 있어 결정적”이라는 전망을 밝혀, 둘째날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공동문서 채택과 실무회의 설치에 의견접근을 보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지지통신도 이와 관련 26일 전체회담에서 “전날 각국 수석대표가 표명한 기조연설을 기본으로 구체적인 토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의장국인 중국은 공동문서 작성과 실무회의 설치를 위해 각국과 조정 작업을 본격화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공동문서에는 일단 북한이 모든 핵의 폐기 용의를 밝히고 나머지 국가들은 대북안전보장 용의를 표명하는 ‘현상동결선언’과 실무회의 신설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는 공동문서를 채택하고 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실무회의 신설만 합의하더라도 일정부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실무회의 신설에 대해서는 6개국 특별한 이견 없어**
특히 이 가운데 6개국 모두 실무회의 신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실무회의 신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로슈코프 수석대표도 “모든 것은 회담 진척 여부에 달려있다”면서도 “모든 참가국이 실무 그룹 설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새로 신설될 가능성이 있는 실무회의는 본회담이 열리지 않는 기간에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한 뒤 결과를 본 회담에 상정하는 형태로 사실상 분과회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 회담은 기간이 한정돼 있어 심도있는 논의가 어렵고 격식을 갖춘 채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반복하는 등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체계인 있는 만큼 이같은 부담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25일 이수혁 한국 수석대표는 이와 관련해 “본회담과 본회담 사이에 실무회의를 열고 본회담은 2개월마다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실무회의가 새로 신설되면 ‘핵동결에 대한 사찰 실무팀’. ‘에너지 보상 실무팀’, ‘경제지원 실무팀’ 등으로 분과가 나눠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은 이 정도 선에서 실무회의를 구성할 수 있겠지만 논의의 진전에 따라서는 더 많은 워킹그룹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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