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ㆍ17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았다. 교사 위주로 오후 10시까지만 '방과후 교육활동'을 허용하고 과학고생의 의·치대 등 인기학과 진학을 차단하겠다는 내용이다.
***"방과 후 교육 활동, 학원 강사 활용 금지"**
서울시교육청이 25일 발표한 '학교 교육 정상화 추진 계획'에 따르면, '방과 후 교육 활동'은 최대한 교사 위주로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풀이 식이나 교과진도 중심의 강제적인 보충수업은 금지되며, 학생의 희망에 따라 학력차를 고려한 수준별 강좌가 개설된다.
현직 교사 위주로 '방과 후 교육 활동'을 진행하기로 해 논란이 됐던 학원 강사 활용은 사실상 금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학습비를 지원해 주고, 보충학습이 제대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파악과 학생ㆍ학부모 만족도를 연 2회 조사할 계획이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 아동들을 가르치면서 오후 늦게까지 돌보는 '에듀 케어(Edu-care)'도 확대된다. 현재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에듀 케어'를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에까지 확대하고, 학기 중에는 방과 후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올해 92개 학급을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학급당 전담교사와 보조교사 1명씩 2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인건비나 설치비, 교재ㆍ교구비는 지원을 하되 일부는 학부모들이 부담하게 할 계획이다.
***수준별 이동 수업 희망학교부터 시행해**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학력 차이에 따른 수준별 이동 수업도 희망학교를 지원받아 선정후 시행하기로 했다.
영어ㆍ수학은 학교 여건에 따라 학년별로 학력수준에 맞춰서 학급을 3단계로 구성한 후 이동 수업을 실시하고, 국어ㆍ사회ㆍ과학은 한 학급 안에서 분단학습과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하기로 했다.
학력이 뒤쳐지거나 기초학습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은 20명 이내의 학급을 편성해 특별 보충수업을 실시하거나, 별도로 방과 후나 방학 기간에 사범대 재학생 등을 활용해 지도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동수업으로 생기는 영어와 수학 교사 부족 현상은 기간제(계약제) 교사 등을 이용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특목고 운영 개선, 과학고 이공계 진학 시에만 입학 허가해**
그동안 명문대나 일부 인기학과 진학에 치중해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온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운영도 크게 개선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과학고의 경우 이공계 진학 희망자에 한해서만 입학을 허가하고, 중도에 이공계가 아닌 다른 방면으로 진로를 바꿀 경우 전학시킬 방침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2개교 중 1개를 구로ㆍ영등포 쪽으로 옮겨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순수 과학도 양성 기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입학 전형도 크게 바뀌어 외국어고의 경우 장문의 독해형 듣기 평가나 수학ㆍ과학 위주의 수리형 문항이나 지필고사 형태의 입학시험을 없애고, 회화 중심의 특기자에게 유리한 다양한 전형 방법이 도입된다.
***영재교육ㆍ조기진급ㆍ조기졸업 확대**
현재 초ㆍ중학교 전체 학생의 0.2~0.3%에 불과한 영재교육도 초ㆍ중ㆍ고교 0.5% 수준으로 확대하고 프로그램도 수학ㆍ과학 외에 정보ㆍ예능ㆍ영어ㆍ창작ㆍ발명 등으로 다양화된다.
영재교육 이수자의 경우 과학고 지원시 가산점을 주거나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조기이수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조기진급이나 조기졸업의 기회도 부여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조기졸업과 관련해 대학과 연계해 학점을 미리 인정받는 AP(Advanced Placement: 심화학습 이수 인정)제도 등을 장기과제로 검토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사교육비경감대책을 발표한 후 각 시ㆍ도교육청 별로 지역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한편 교육부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20살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4.5%로 나타나 이번 대책에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도 82.8%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EBS와 인터넷 강의를 확대하는 방안에도 84.2%가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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