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6자회담이 25일 오전 공식 개막된 가운데 남북한 대표단은 이에 앞서 24일 밤 첫 양자접촉을 갖고 구체적인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양자접촉에서 남북 대표단은 북미간 의견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이후 회담 진행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혁 수석대표, “北, HEU 문제 심각성 충분히 이해하는 듯”**
한국의 이수혁 수석대표는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앤(芳菲苑)에서 남북한 양자접촉을 마친 뒤 메리어트호텔내 한국프레스센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농축우라늄(HEU)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했고 북한측도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수혁 수석대표는 이어 "북한은 우리가 이번에 가져온 핵동결 입장에 대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의 3단계 방안을 수용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특별히 코멘트하지 않았다"며 "직접적인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도 한국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 매우 큰 의미를 부여했다"며 "6자회담을 내실 있는 회담으로 만들기 위해 남북한이 공히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회담이 지속되는 동안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혀 2차회담 기간에 남북한 양자접촉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北, 한국측 3단계 해법 경청하고 유연성 보여**
이번 6자회담 기간 동안 처음 이루어진 이날 남북한 양자접촉은 상당히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밤 8시15분부터 9시50분까지 1시간35분간 진행됐다.
이날 남북한 양자접촉은 지난 1차 6자회담 때와 달리 회담 전날 이루어져 회담에 들어가기 전 남북간 주요 논의 의제를 교환하고 북-미간 갈등 요소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개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북한측은 한국측이 제시한 3단계 해법에 대해서도 경청하며 유연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북미간 절충을 시도하고 있는 한국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관심이다.
이날 접촉에는 한국측에서 이 수석대표와 위성락 고문, 조태용 차석대표, 박찬봉 통일부 정책심의관, 박선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 등 5명이 참석했고 북한측에서는 이번 회담을 위해 최정예 멤버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수석대표와 리 근 차석대표,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 등 5명이 참석했다.
***25일 공식 회담 시작, 27일 공식일정 아직 미정, 회기 늘어날 수도**
한편 24일 저녁 댜오위타이에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 주최 각국 대표단 초청 전야만찬이 열리며 각국간 활발한 양자접촉을 가져 실질적으로 시작된 2차 6자회담은 25일 오전 9시 댜오위타이 팡페이위앤에서 중국측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개회됐다.
구체적인 일정을 살펴보면 이날 참가국들은 영문 알파벳에 따라 북한,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 순으로 2분씩(통역 포함시 4분) 인사말을 하게 되며, 개회식은 중국 관영방송인 CCTV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어 9시30분부터 3시간가량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중국을 제외한 각국 대표단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기조연설을 하게 되며 기조연설이 끝나면 각국 대표단은 회담장 내에서 오찬을 함께 하고, 오후에는 각국간 양자접촉 및 실무회의가 진행된다. 또 이날 저녁에는 댜오위타이 6호각에서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주최 만찬이 개최된다.
26일에는 전날에 이어 오전 9시부터 3시간30분 동안 두 번째 전체회의를 갖고 각국의 기조연설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를 마치게 되면 전날과 마찬가지로 각국 대표단이 회담장 내에서 오찬을 함께 하고 오후에는 각국간 양자접촉 및 실무회의를 갖는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27일 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잠정적으로는 이날 폐회식을 갖는다는 계획이지만 회담 사정에 따라서는 회기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대표인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날 관련, "회담기간이 이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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