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차기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 일본과 공동대책을 최종 조율한 한국 정부는 "북한이 주장해 오고 있는 '핵동결 대 보상 요구'가 핵폐기 전체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한국이 제시해온 3단계 해법의 2단계 진입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해,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전한 북한 완전핵폐기 용의 표명과 함께 차기 6자회담의 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북 '핵동결 대 보상'은 3단계 해법 가운데 2단계 진입과정”**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23일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및 야부나카 미토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공동대책을 최종 조율한 후 외통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핵동결 대 보상은 우리가 제안한 3단계 해법 가운데 2단계의 진입과정으로 우리는 핵동결을 수용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수혁 차관보는 “핵동결 자체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폐기 과정 속에서의 동결이라면 상응조치에 대해 일정 부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의 핵동결 발언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일각의 보도와 관련, “미국도 우리가 제시한 방안의 합리성을 상당히 이해했고 그런 조건이라면 한국측의 주장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은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미국도) 전향적으로 핵동결 대 상응조치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입장은 신축적이나 미국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원칙에 있어 타협은 없다”면서도 “문제해결과정에서의 신축성은 북한의 대응을 봐가며 할 것”이라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날 왕이 부부장의 북한 핵폐기 용의 표명 발언에 대해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이제는 회담장에 나와서 이야기해야 하고 지금부터 바깥에서 나오는 얘기에는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한국의 3단계 해법 제시, “대북안전보장방식과 핵동결도 세 단계”**
이 차관보는 이날 “한국측이 제시한 3단계 해법에 대해 혼동이 있다”며 해법에 관해 정리를 하는 등 차기 6자회담을 앞두고 혼선을 줄이기 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측이 제시하고 있는 3단계안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처음부터 끝까지의 전과정으로 ▲1단계로 핵포기 선언과 안전보장용의 표명 ▲2단계로 핵폐기와 검증 및 이에 대한 상응조치 내지 조율된 조치로서의 대북안전보장 문서 채택 ▲3단계로 핵폐기 완료 후에 다른 여타 문제를 해결하는 포괄적 제안의 항구적인 안전보장 문서를 채택하는 단계로 정리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회담장에서 밝히겠다”며 “대북안전보장방식도 구체적으로 다시 3가지 단계로 구분되며 북한의 핵동결은 2단계 진입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핵동결에도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 6자회담 전망 아직 예측하기 힘들어**
이같은 이수혁 차관보의 발언과 이날 왕이 부부장이 밝힌 북한의 핵폐기 용의 발언으로 차기 6자회담의 전망이 보다 밝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우선 이 차관보가 밝혔듯 북한이 밝혀온 핵동결도 문서합의를 넘어서 검증을 끝내야 하는 것으로, 북한과 미국이 또 다시 선후 문제를 논란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북한 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 차관보도 이와 관련,“핵폐기로 가는데 여러 문서가 필요하다”고 밝혀 문서만 작성하는 데만도 상당한 회담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밝힌 문서안의 예만 해도 ▲핵폐기 용의를 문서화하는 작업 ▲동결에 대해 6객구이 모두 동의한 이후에 이루어지는 동결에 대한 합의 문서 ▲실제 폐기에 관한 합의 문서 ▲3단계 해법에 대한 포괄적 합의 문서 ▲안전보장에 대한 문서 등 총 5건에 이른다.
이밖에도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도 회담 기간 동안 상당한 진통을 야기할 걸림돌이다. 이 차관보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회담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모두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어떤 형식으로든지 이 문제는 2차 6자회담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이 차관보는 핵폐기 약속의 공동선언이 나오고 워킹그룹을 만들어 구체적인 것을 협의하며 3차 회담 날짜를 정한다면 한 발짝 내딛는 것이라고 대화의 모멘텀 유지를 위한 희망사항을 밝히기도 했으나 이번 회담의 전망은 그의 표현대로 아직까지는 “예측하기는 힘든” 불확실성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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