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이후로 방위청을 노린 폭발물 공격이 발생하는 등 테러 위협에 긴장하던 일본이 결국 20일 이라크전 발발이래 최고 수위의 대테러 경보를 발령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대테러경보 상향 소식이 전해지자 엔화가 급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도 이라크 파병의 후폭풍에 말려든 양상으로, 미-영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는 우리나라도 결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수만도 없는 삼엄한 상황전개다.
***日, “이라크전 발발 이후 최고 수준 대테러경보 발령”**
일본 경시청은 20일 육상 자위대 본대의 이라크 파견으로 일본내 대테러 위험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국 경찰 본부에 공항이나 정부 시설 등의 경비를 한층 더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나리타, 간사이 등의 주요 공항에는 21일부터 자동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경찰기동대원이 처음 배치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경시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일본이 핵발전소, 정부 시설, 미국 관련 시설 등 전국에 걸쳐 있는 6백50개 주요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에 대비해 경계 수준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일본이 내린 대테러경보 수준은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전 발발 이래로 최고조에 달한 경보”라고 AP 통신이 경시청 관계자를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방위청 공격, 이라크 파병 반대단체 주도**
경시청측은 테러 경보에 해당하는 공격 정보를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최고 수준의 대테러 경보를 내린 데에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으로 일본 안팎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7일에는 일본 방위청을 노린 폭발물 공격이 발생해 일본을 바짝 긴장시켰었다. 일본 교도(共同) 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에 반대하는 ‘가쿠메이군(혁명군)’이라는 좌파 단체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교도통신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17일 밤 공격 당시 투척 장치를 사용했다”며 “자위대 파견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폭력적인 수단을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말 일본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자 중동 무장저항세력인 알카에다는 도쿄를 상대로 대규모 무장공격을 단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일본의 대테러 경보가 알카에다의 테러 조짐을 읽고 내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엔화 급락, 1달러당 109.10엔, 10주만에 처음으로 109엔대로 하락**
일본 정부가 대테러경보를 최고위수준으로 높이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가 급락하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테러경보 상향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투자자들이 엔화를 서둘러 파는 바람에 엔화가 급락해 21일 오전 7시 현재 1달러당 109.10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대비 2엔이나 하락한 것으로 10주만에 엔화는 처음으로 109엔대로 떨어졌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해 전일대비 0.70엔 하락한 1유로당 1백36.65엔에서 1백36.75엔 사이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마감됐다.
미 뉴욕의 도이치뱅크 AG의 수석 딜러인 케네스 랜던은 “거래자들이 테러 경보에 상당히 관심을 가졌다”며 “달러대 엔화가 다음주까지 1백10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고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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