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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돈중 54억은 전두환 돈"

검찰 구속영장 청구, 전두환 조사도 불가피

"가진 돈은 29만원뿐"이라며 1천8백여억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 전두환 전대통령 주장이 역시 택도 없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1백67억중 54억원은 전두환 돈"**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는 10일 오후 전두환 전대통령 차남 재용씨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괴자금 1백67억원 중 54억원이 `전두환씨 비자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재용씨는 그동안 이 돈은 작고한 외조부 이규동씨로부터 물려받은 돈이라고 주장해왔었다.

이처럼 자금 출처가 밝혀짐에 따라 검찰은 이날중 재용씨에 대해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고 재용씨 구속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써 전두환 전대통령 일가는 부자(父子)가 잇따라 구속되는 최초의 대통령 집안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재용씨의 채권 1백67억원에 대한 역추적 과정에서 54억7천5백만원 가량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관리했던 비자금으로 확인됐다"며 "채권 54억원은 지난 87년 4월께 대통령 경호실의 김모 재무관이 관리했던 자금과 연결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54억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확인과 법률검토 등을 거쳐 전액 몰수추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으며, 나머지 괴자금 1백13억여원의 원출처도 `전씨 비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적작업을 확대키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일단은 재용씨의 영장 범죄사실에 재용씨 주장대로 2000년 12월말 외조부 이규동씨로부터 액면가 1백67억원(시가 1백41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증여받고도 은닉, 74억3천8백만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검찰조사 결과, 재용씨는 문제의 자금 1백67억원을 ▲기업어음(CP).주식 매입(53억원) ▲부동산 매입(33억원) ▲벤처회사 2곳 투자(21억원. 이 가운데 1백만달러는 미국 현지법인 투자금) ▲또다른 채권 매입(34억)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재용씨는 CP거래 등을 하면서 유명탤런트 P양 어머니 윤모씨 명의 계좌를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낡은 '콩코드 쇼'는 이날도 계속**

이에 앞서 전재용씨는 이날 오전 9시28분께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안하기로 작심한듯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세번째로 대검청사에 출두, 괴자금 출처 등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곧장 11층 조사실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도 국민들로부터 "쇼하냐"는 비판을 받았던, 시가 30만원짜리 14년된 낡은 콩고드 승용차를 타고 검찰에 도착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타고온 승용차는 깔끔히 세차를 한 모습이었다.

***국민여론 "전재국 등에 대한 수사도 필요"**

전재용씨 구속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해졌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안풍' 의혹과 관련해 법원 출두명령을 받은 김영삼 전대통령과 함께 전두환 전대통령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는 풍광도 예상된다.

검찰 조사결과 전재용 괴자금의 출처가 전두환씨로 밝혀짐에 따라 아직 1천8백74억원이나 미환수된 전씨 추징금 회수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날 아침 기자들에게 "괴자금의 원출처에 대한 입증책임은 수사기관에 있기 때문에 누구 돈인지 입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전씨가 안내고 있는 추징금 환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동안 "내 수중의 돈은 저금통장의 29만원이 전부"라고 주장해왔고, 이에 서울지법 서부지원은 지난해 11월18일 전씨의 연희동 95-5번지 자택 별관을 경매에 붙여져 16억4천8백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당시 연희동 별관을 사들인 이는 전씨의 처남인 이창석씨로, 이씨는 별관을 매입해 전씨에게 양도해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샀다.

전씨 자택 별관 경매는 전씨에 대한 추징금 2천2백5억원에 대한 추징금 징수를 위해 이뤄진 것이며, 본채는 부인인 이순자씨의 명의로 소유돼 있어 경매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별관 경매로 인해 전씨의 추징금 2천2백5억원 중 3백31억여원이 회수되게 됐으나 아직 회수율이 15%대에 그쳐, 그동안 법원이 전씨 재산 회수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이번에 구속된 전재용씨외에 장남 전재국씨 등이 대규모 출판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자금 출처 조사 등을 하지 않은 대목도 법원의 회수 의지를 의심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와, 앞으로 법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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