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외교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오류를 둘러싸고 조사위원회 구성을 받아들이는 등 곤혹스런 처지에 있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는 이라크와는 다른 외교적 접근을 강조함으로써 오는 25일 열릴 2차 6자회담의 결과가 주목된다.
***부시, “북한과의 외교에서 훌륭한 진전 이루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NBC TV의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북한과 핵 문제로 인한 대치상황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시도에 있어서 훌륭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라크에서는 외교가 실패했지만 북한에서는 외교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훌륭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행정부의 정책은 미국이 직면한 다른 위협에 대해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연설에서 밝혀왔듯이 각각의 모든 상황은 다른 대응과 다른 분석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부시는“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은 지금 한국과 일본, 러시아와 함께 북한의 김정일에게 만일 북한이 다른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북한의 프로그램을 투명한 방식으로 폐기하고 파괴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이라크 상황은 달라”**
부시는 ‘미국이 이라크는 공격한 만큼 쿠바나 이란, 북한, 미얀마 같은 다른 나라들은 공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는 요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으나 북한에 대해서는 아니었다”며 “왜냐하면 북한과는 외교적 수단을 이제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라크에서는 이미 외교적 수단을 사용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처한 외교적 상황에 대한 다른 대응을 강조하며 이란에 대해서도 그는 “국제사회가 이란에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라고 설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영되기 전날 녹화된 부시 대통령의 8일 방영분은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집권후 처음으로 일요일 토크쇼에 출연한 것으로 자신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한 달 전의 56%에서 47% 포인트로 급락한 시점에 서둘러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유력 대통령후보인 케리보다 지지율에서 5~6%포인트 뒤진 것으로 조사돼, 부시 진영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라크전, 정당”-“조사위 보고시점 고수할 것”**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정보 오류에 근거해 이라크전을 시작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라크 전이 발생하기전의 일부 정보가 부정확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인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신의 행정부가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정보를 과장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라크의 WMD에 대해서는 “이들 무기는 전쟁 기간 동안 파괴됐을 수도 있고 어딘가에 숨겨졌을 수도 있으며 다른 나라로 옮겨졌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그것에 관해 알아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CIA의 조지 테닛 국장의 경질 가능성도 강하게 부인하며 지난 주 꾸려진 조사위원회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조사위의 보고 시점을 2005년 3월로 결정한 것은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등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보고서 제출이 대선 이전으로 앞당겨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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