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3일(현지시간) 실시된 7개주 민주당 예비선거 가운데 5개주에서 승리,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기반을 보다 확실히 마련한 것이다.
한편 이날 선거에서는 존 에드워즈 후보와 웨슬리 클라크 후보도 각각 1개주에서 승리, 앞으로 남은 예비선거를 지속할 동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하워드 딘 후보는 어느 주에서도 승리하지 못해 민주당 대선후보지명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에 휩싸이게 됐다.
***케리 5개주 석권, 에드워즈∙클라크 각 1곳서 승리**
3일 미국 7개주에서 실시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케리 후보가 미주리와 애리조나, 델라웨어, 노스다코타, 뉴멕시코 등 5개주에서 승리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이 지역 출신인 에드워즈 후보가 케리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으며 클라크 후보는 오클라호마에서 에드워즈 후보를 물리치고 선두를 차지하고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에서는 2위를 기록해 후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하워드 딘 후보는 한 개 주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고 조 리버맨 후보는 이번 미니 슈퍼화요일의 부진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리버먼 후보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지난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5위에 머물렀고 이번 7개주 예비선거에서도 어느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함에 따라 경선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케리, "오늘은 대단한 밤", 2백28명의 대의원 확보**
케리 후보는 이날 선거결과에 대해 "오늘은 대단한 밤"이라며 자축했다. 그는 이어 "에드워즈 후보에게 축하 말을 전한다"며 "그러나 당신은 전국적인 경선을 치러야 하며 지역적 지지기반만을 가진 후보"라고 강조해 이번 경선에서 부각된 에드워즈 후보를 견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힘을 부르짖어왔지만 부시 때문에 미국은 점차 약해졌다"며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교육면에서도 의료보험 면에서도 미국은 점차 취약해졌다"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케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이 74명으로 가장 많은 미주리와 55명의 애리조나 등에서 승리해 가장 많은 대의원을 차지했다. 이로써 케리 후보는 이번 예비선거 결과 모두 2백28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이 부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딘 후보는 1백18석을 차지했고 에드워즈후보는 1백명, 클라크 후보는 74명의 대의원을 얻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서는 총 4천3백22명의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를 획득해야 한다.
***에드워즈 후보 주목받아, 딘 후보는 상당한 타격**
한편 케리 후보이외에 에드워즈 후보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이외에도 오클라호마에서도 클라크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케리 후보를 눌렀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를 쟁취한 후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국민들 기운을 북돋아 주는 정치가 국민들을 눈물짓게 하는 정치를 이길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반면 한 곳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한 딘 후보는 "우리는 오늘 힘든 밤을 가지게 될 것이지만 앞으로 계속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대선후보직을 거머쥐기 위한 장기 전략을 세우는 등 반전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딘 후보는 이번 예비선거를 치룬 7개주에서는 TV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이후 예비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예비선거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어 그나마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장기전략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케리 후보 대세론 더욱 위력 발휘**
아직 민주당 전체 예비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케리 후보 당선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거의 모든 지역의 민주당원들은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 기준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승리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케리 후보의 대세론은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구조사 결과 케리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조차 케리 후보가 대선후보로 지명되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혀 케리 후보의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게다가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표명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교사연합(AFT) 고위 관리는 이 단체가 케리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FT는 미국 교직원 연합회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단체로 1백20만 회원이 등록된 단체다.
***케리, 부시와의 대결서 7% 포인트 앞서, 에드워즈 후보도 부시에 승리**
이같은 케리 후보의 상승세는 부시 대통령과의 1대1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의 맞대결에서 7% 포인트로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결과도 나온 것이다.
USA 투데이와 CNN, 갤럽이 1월 29일(현지시간)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1대1 가상 대결에서 53% 대 46%로 7%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에드워즈 후보도 부시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49% 대 48%로 앞선 지지율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집권후 최악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의 집무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집권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49%에 머문 것이다. 불만을 나타낸 응답자 비율은 48%로 집계됐다.
3주전 부시 대통령의 집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60%였고 이라크전쟁이 시작되던 지난 해 3월 지지도가 70%에 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급격한 하락이다.
***부시 지지도 50% 밑으로 추락, 각 부문 조사서 반대 모두 높아**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하락은 이라크 전쟁과 대외 정책, 경제 문제, 의료보험 문제 등각 분야에 걸쳐 나타났다. 우선 '부시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다루는 방식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43%만이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54%는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1월달 조사에서는 찬성이 54%, 반대가 43%로 정반대였다.
외교정책에 있어서도 찬성은 46%로 지난 1월 조사때보다 12% 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지난 1월의 39% 보다 12% 포인트나 증가한 51%를 기록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도도 50% 밑으로 떨어진 46%로 기록됐다. 반대한다는 비율은 53%로 지난 1월 조사때는 찬성이 61%, 반대가 36%라고 응답한 바 있다.
또 미국인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부시 행정부가 고의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국민을 오도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거나 전쟁전에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 했다고 믿는 미국인 비율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의료보험 정책에 있어서도 찬성은 35%, 반대는 57%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급격한 하락은 최근 부시 대통령이 데이비드 케이 이라크서베이그룹 전 단장의 이라크 WMD 보유 부인 발언과 이로 인한 정보 왜곡 논란과 함께 2005 회계연도에서도 예산적자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임에 따른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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