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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6자회담서 美요구사항 완화될 듯”

도쿄신문 보도, 켈리 차관보는 기존 입장 고수 밝혀

차기 6자회담의 2월 하순 개최가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차기회담에서 체결될 공동성명안에 그동안 회담 개최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계획 폐기’(CVID)라는 미국의 요구사항이 포함되지 않고 완화된 표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그러나 도쿄신문의 이같은 보도와는 달리 북핵문제 해결을 CVID식으로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도쿄신문, “차기 6자회담서 미 요구 사항 완화될 듯”**

도쿄신문은 2일 워싱턴발 기사에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차기 6자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안에 미국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계획 포기’라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이러한 표현을 포함하지 않는 대신 회담 참가국이 합의하기 쉬운 간결한 내용만을 우선 담기로 했다고 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시설의 해체, 핵물질의 제거 등 핵계획의 모든 분야를 폐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계획 폐기’라는 문구로 이런 입장을 명시할 것을 주장해왔다. 미국은 또 북한이 그러한 형태로 핵폐기를 선언해야 다자틀 내에서의 안전 보장 문서화에 응할 수 있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과 일본도 미국의 이러한 자세에 지지의사를 밝혀왔지만 북한은 한-미-일 3국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핵문제 해결을 위한 1단계로 ‘핵동결’을 제안하며 동결 대가로 에너지 지원 등을 요구해왔다.

***“차기 회담서는 핵포기 자세만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법 제시”**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이러한 양측의 대립과 함께 ‘검증 가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차기 회담에서 구체적인 방법까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공동성명에서는 핵을 포기하겠다는 자세만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쿄신문은 지난해 8월 열린 1차 6자회담에서 논의됐던 ‘한반도 비핵화’를 문서로 확인하는 수준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미-일 3국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비공식협의에서 북한이 제안한 ‘핵동결’에 관해 북한의 자의로 동결을 해제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신문은 북한이 부인하고 있는 우라늄 고농축 계획에 대해서도 실상이 공개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안전 보장’ 및 에너지 지원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한-미-일 3국이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전해 이후 차기 회담에서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논란이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신문은 한-미-일 3국이 공동성명에 이런 입장을 반영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켈리 차관보, “CVID식 북핵 해결 희망” 기존 입장 고수**

하지만 도쿄신문의 이같은 보도와는 달리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일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정부는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길 희망한다”며 “과거 협정에서는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 이번에는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켈리 차관보가 북핵문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반기문 장관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어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해서는 “개최시기를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이 회담이 머지않아 열린다는 징후는 있다”며 “회담 개최는 북한측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자회담에서 성공적인 합의를 끌어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대비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북한이 경제개혁이나 국제사회 참여라는 측면에서 기회가 더 많이 있다는 점을 이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 최종 기간은 없어”**

‘6자회담에 최종 기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는 “최종기간은 없다”고 전제하고 “회담에서 시간을 고려해야할 요소이긴 하지만 6자회담에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시간을 들여 문제를 논의하고 북한측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 해결 방식과 관련해 “‘이란 방식’이나 ‘리비아 방식’이 그대로 북한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핵무기가 어느 나라의 안보를 증진시키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그는 끝으로 6자회담의 진행과 관련해 중국의 입지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 뉴욕의 대북 접촉 통로를 폐쇄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는 뉴욕 채널을 막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뉴욕에서 북한과 하는 접촉과 6자회담과는 구분하고 있다”고 말해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 접촉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북한 핵문제 해결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1일부터 이틀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켈리 차관보는 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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