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양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의 시작을 전후해 이라크 전역에 저항세력의 공격이 불붙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저항세력의 최악의 대형자살폭탄공격은 수니삼각지대가 아니라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르빌 및 모술 등의 이라크 북부여서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군 주둔예정지인 키르쿠크에 대한 치안 불안도 크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키르쿠크에서도 미군 3명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숨지기도 해 키르쿠크 지역의 미군 인명피해가 지난 1개월동안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던 한국 국방부측을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이라크 북부 이르빌, 쿠르드족 노린 공격으로 56명 사망, 2백명 부상 **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커미트 준장은 1일(현지시간)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이르빌에서 두건의 자살폭탄공격이 발생해 약 56명이 숨지고 2백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자살폭탄공격은 1일 오전 10시45분께 쿠르드족 정당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두 곳에서 발생했다. 공격당시 이곳 회의장에는 1일부터 시작된 이슬람 양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축하하기 위해 수백명이 모여 있어 피해 규모가 늘어났다.
쿠르드민주당원들에 따르면 이날 공격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한 명이 몸에 폭탄을 장착하고 회의장에 들어와 참석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던 이르빌주 주지사와 부지사에게 접근해 폭탄을 터뜨려 발생했다. 쿠르드 애국동맹 당사에서도 거의 동시에 자살폭탄공격범 한 명이 폭탄공격을 한 후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은 83명이 숨진 지난 8월 이라크 남부 나자프의 자살차량폭탄공격이후 최악의 자살폭탄공격으로써 이 지역에서 자치권을 행사해온 쿠르드민주당과 쿠르드애국동맹 지도부의 주요 간부들이 상당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는 쿠르드민주당내 서열 3위인 사미 압둘 라만 이르빌주 부지사도 포함돼 있으며 이르빌주 주지사인 아크람 민티크와 다른 부지사인 마디 노프나우도 사망했다. 이밖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르빌주 고위급 각료들과 고위 당 관료 다수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단체들은 없으나 미군측 커미트 준장은 “이번 공격은 알-카에다 조직이나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게 기반을 두고 활동해온 안사르 알-이슬람 조직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르빌, 한국군 주둔예정지 키르쿠크서 87km 떨어져, 민족간분쟁 격화우려**
이르빌 지역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3백25km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한국군 주둔지인 키르쿠크에서는 북쪽으로 87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아르빌 지역은 특히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의 도움으로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행사해온 지역이다.
최근 쿠르드족은 또 한국군 주둔예정지로 쿠르드족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키르쿠크 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어 이라크 북부에서의 민족간 갈등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양상이다. AFP 통신도 “이번 공격은 이라크 북부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쿠르드족과 다른 민족간에 앞으로 이라크에서 권력을 어떻게 나눌지에 관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모술서도 이라크 경찰서 노린 자살차량공격, 9명 사망, 45명 부상**
쿠르드족과 다른 민족간 갈등으로 이라크 북부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이르빌 이외 다른 이라크 북부 도시에서도 폭탄공격이 잇따랐다.
이라크 제 3의 도시인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는 지난달 31일 이라크 경찰서를 노린 자살차량폭탄공격이 발생해 9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자살폭탄차량은 경찰서 앞에 설치돼 있는 보안장벽쪽으로 돌진해 건물앞에서 폭발했다. 특히 이날은 봉급을 지급하던 날이어서 경찰서 앞에는 봉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다수의 경찰관들이 있어서 피해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파병 예정지 부근 하위자 지역에서도 미군 3명 사망**
한국군 파병 예정지인 키르쿠크의 하위자 지역에서도 지난달 31일 미군 3명이 폭탄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키르쿠크에서 남서부쪽으로 40여 km 떨어져 있는 하위자지역 도로를 통과하던 미 제4보병사단 소속 차량을 노리고 도로에 매설돼 있던 폭탄이 터져 미군 3명이 숨졌다고 AP 통신이 한 미군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하위자 지역은 현재 미 제4 보병사단이 주둔해 있으며 한국군은 파병시 하위자 동쪽 7 km 지점의 미군 캠프를 넘겨받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무장공격은 한국군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에는 이밖에도 키르쿠크 공항으로부터 3백여 m 떨어진 지점에서도 또 다른 사제 폭탄물이 발견되기도 했으나 미군측은 이를 제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키르쿠크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타자시에서는 이날 터키계 정당인 이라크 투르크멘 전선 간부 2명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한국 국방부, 지난 1개월간 키르쿠크서 미군노린 공격 없었다고 강조해와 **
한편 이날 미군 사망으로 파병지역의 안정을 강조해온 국방부측은 무색하게 됐다. 국방부측은 지난달 29일 파병 한국군의 부대편성을 발표하며 이라크 저항세력의 적대행위 건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 국방부는 이 자료에서 한국군 파병 예정지인 키르쿠크에서는 최근 1개월동안 적대행위로 인한 미군과 동맹군 인명피해는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파병 예정지의 안정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군에 대한 공격은 이밖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75km 떨어져 있는 발라드 인근에서도 이어져 미군 병사 1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이날 발생한 로켓포 공격은 이 지역에 주둔중인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발생했으며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축제기간인 희생제 기간에 이어지고 있는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이라크인 및 미군의 피해가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공격 지역이 한국군 주둔 지역인 키르쿠크를 포함해 이라크 북부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은 파병을 앞둔 한국군에 대해 또 다른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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