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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러, 북 핵보유 인정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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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러, 북 핵보유 인정할수도"

프리처드, “부시 대북정책, 아마추어수준” 비판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현재의 강경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차기 6자회담이 결렬되면서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고 이럴 경우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이같은 새로운 현상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이 의존하고 있는 다자동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프리처드, "미 정보기관, 잘못된 대북 정보 주장해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잭 프리처드 전 미국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특사는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내가 북한에서 본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프리처드는"'시간은 미국편이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핵 억제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주장은 부시 행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의 징표일 뿐만 아니라 미국 정보기관의 잘못된 판단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8일 북한을 방문한 미국 민간대표단에게 영변 핵시설을 공개한 바 있으며, 북한에서 돌아온 민간대표단은 미 정보기관이 8천개의 폐연료봉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판단해 왔던 영변 핵시설에서 이미 이들 폐연료봉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힌 바 있다.

프리처드는 "이들 폐연료봉이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재처리됐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러나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들 폐연료봉은 거의 모두 이들 저장소에 보관돼 있다고 믿어왔으며 이런 잘못된 정보는 정책결정자들에게 '시간은 미국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미국 정부와 정보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리처드는 이와 연관된 미 행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요구를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퇴짜를 놓아왔으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자적 접근을 시도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이렇게 부시 행정부가 잘못된 대북 정보로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지난 2002년 12월 단지 한두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던 북한의 핵 보유능력은 1년이 지난 지금은 그 네 배를 보유하고 있을 지도 모르며 8천개의 폐연료봉도 재처리됐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게 프리처드의 지적이다.

프리처드가 비판한 미 정보기관의 정보력 부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미 정보기관은 북한이 1998년 통신위성의 궤도진입을 위한 3단계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을 때 이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했고 같은 해에는 북한이 비밀 지하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등 정보의 실패가 잇따랐다"고 비판했다.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 잘봐줘야 '아마추어 수준'"**

프리처드는 이어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이러한 부실한 미 정보기관의 정보력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도 기껏해야 '아마추어 수준'이고 최악으로 평가하자면 동맹국들을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과는 거리가 먼 길로 몰아가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그는 부시행정부와는 정반대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으로 '북미 양자대화'를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는 94년 합의된 다자간 접근구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도 아니다"며 "북한과의 대화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가능하고 받아들여질 만한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시정부에 대해"이제 중국의 외교적 치마폭에서 벗어나 북한의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위해서, 그리고 행정부 내의 대북 강경파를 물리치고 한반도의 평화와 외교적 해결책을 원한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도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같은 중량급 인사를 대북 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북, 핵보유 선언, 한-중-일-러 인정 가능성"**

프리처드는 만일 이러한 자신의 제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차기 6자회담이 실패하고 북한이 외교적 해결 과정에서 철수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외교적 해결과정에서 철수하면 북한은 필요한 모든 핵무기를 개발했고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이같은 핵보유 선언에 대해 "중국, 한국, 러시아, 아마도 일본까지도 '실제 위협은 크지 않고 더 나아가는 핵활동은 중지됐다'고 주장하며 이 새로운 현상유지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북한을 핵 보유 국가로 인정할지도 모를 이유로 "(이들 국가에) 고립화 등의 대북제재나 군사적 대치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초래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럴 경우 "미국이 의존해 온 취약한 다자 동맹이 깨질 것"으로 경고했다.

프리처드는 "현재도 미국과 아시아는 1년전보다 더 안전하지 않다"면서"부시 행정부가 동아시아 정책에 보다 진지해지기까지는 북한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만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부시정부의 적극적 대북접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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