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으로 그동안 '여론조사 공천' 방식에 반대해온 호남 구파가 궁지에 몰리는 민주당내에 커다란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전남 구파의원들, 벼랑끝 압박**
현재 개혁소장파 및 중도파의 '여론조사 공천' 주장에 강력 반대 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호남권 의원은 6명으로, 특히 전남에 집중돼 있다. 전남 지역구의원중 여론조사에 반대하는 의원은 박상천(고흥.4선), 김충조(여수.4선), 김옥두(영암-장흥.3선), 배기운(나주.초선), 김홍일(목포.2선) 등이며, 광주광역시에서는 김경천(동구) 의원이 유독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비리혐의로 구속된 박주선(전남 보성-화순, 초선) 의원도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옥중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 가운데에서 특히 여론조사에 강력반발하는 의원은 박상천-김경천-배기운 3명이며, 김충조-김옥두 의원은 당규에 따라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여론조사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미온적 입장이고 김홍일 의원은 조금 더 시간이 갖고 생각해 보겠으나 상무위 결정에 적극 따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조순형 대표가 기득권을 포기하고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뒤를 이어 김경재 중앙상임위원 역시 전남 순천 지역구를 포기하고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급변, 이들이 더이상 여론조사 공천 압박을 피하기란 불가능해졌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9일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으로 전남의 박상천-김충조-김옥두 의원 등은 이제 더이상 저항이 힘든 궁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가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가 고군분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음에도 이들이 계속 저항한다는 이들의 실명을 밝힌 뒤 대대적 물갈이 공세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홍일 의원의 경우 김대중 전대통령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물갈이 대상으로 거명되지는 않을 전망이나 다른 의원들이 경우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배기운 의원 등은 여론조사 수용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등 기류가 급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출마' 압박으로 한화갑 의원도 부심**
김경재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동반 서울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한화갑 전대표(전남 무안-신안, 3선)의 대응도 주목된다.
한화갑 전대표는 일찌감치 개혁소장파의 여론조사 공천에 동의했으나, 김경재 의원이 '서울 동반 출마'를 압박하면서 난처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그동안 "한 의원은 서울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키면, 내가 호남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한 의원의 서울 출마를 주장해온 김 의원이 이날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의원에 대해서도 '동반 출마'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전남 터줏대감중 하나인 한화갑 전 대표까지 서울 출마를 결심할 경우 전남 지역의원 대다수가 사실상 물갈이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을 짓눌렸던 '호남 자민련' 이미지를 혁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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