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측은 16일(현지시간) 미래 한미동맹 6차회의에서 유엔사와 연합사를 포함한 용산기지 전체를 한강 이남 평택-오산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미국의 강경 방침으로 이전 확정**
차영구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양측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제6차회의 이틀째인 이날 9시간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오는 2006년 용산기지 이전때 연합사와 유엔사도 함께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락소 형태의 사령관 서울사무소와 50명 규모의 업무 협조단, 그리고 영내 호텔인 드래곤힐만 용산에 남겨두기로 했다.
한국측은 이날 회의에서 연합사와 유엔사 이전을 반대하는 국회의원 1백47명의 결의서를 강조하는 등 우리측 입장을 설득했지만, 미국측은 워낙 강고하게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의 일환으로 한강이남 이전이 불가피하며 유엔사와 연합사가 이전하더라도 한반도 안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결국 한국측은 기지 이전과 관련한 국민들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조건으로 기지 전체이전에 합의했다.
한국측 대표는 유엔사와 연합사가 한강 이남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안보상의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안보의 공백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심리적인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보다 확실한 보완장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합의로 지난 90년에 체결한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와 이행각서를 대체할 새로운 포괄협정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이행합의서를 채택하려 했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완전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2-3주내에 이행합의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우리정부가 부담할 이전비용은 3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회-평택주민 반발로 동의 과정에 난항 예상**
이날 채택된 합의서는 양국 정부에서 최종 서명을 할 예정이지만 실제 이행이 되기 전에 국회동의 절차가 남아있어, 국회의원 1백47명의 이전 반대서명을 주도한 한나라당의 거센 대정부 공세가 예상된다. 특히 이들 국회의원들은 노무현대통령의 자주외교 발언으로 인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며 벌써부터 정치공세를 시작, 앞으로 동의 과정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반대해온 평택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말 평택시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평택지역 주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이상인 53.0%가 기지이전에 반대하고, 37.8%만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무응답은 9.2%였다.
한미 합의 소식을 접한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 강상원(36)집행위원장은 "평택 기지이전은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원천무효"라며 "이전 예정지역의 민심이 상당히 흉흉한 만큼 정부는 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강한 반발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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