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대책위와 주민들이 제시한 2월중 주민투표 실시안을 정부가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종교인들이 "부안 주민들이 제시한 총선 선 주민투표 실시안을 정부가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전 주민투표 실시해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천주교환경연대, 원불교 천지보은회 등 종교인들은 7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핵폐기물처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안 주민들이 제시한 총선 전 주민투표 실시안을 정부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인들은 "심각한 사회 갈등을 빚은 위도 핵폐기물처리장 건립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몇 마디 사과 외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말만 해놓고 더 이상 구체적인 일정과 해법을 제시하지 않아 해를 넘겨 핵폐기물처리장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그간 부안 주민들이 보여준 인내심과 성숙한 주민 의식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주민들이 하루 빨리 생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교인들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주민 의사를 최대한 수용하는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핵폐기물처리장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부안 대책위와 주민들이 제시한 총선 전 주민투표 실시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 회견에는 김영락 목사(기독교환경연대), 문규현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오영숙 수녀(천주교 장상연합회), 이동훈 신부(천주교 환경연대), 이선종 교무(원불교 천지보은회), 부안 황진형 목사(제일교회), 김인경 교무(원불교 부안교당), 진원 스님(내소사 주지 스님) 등 종교인들이 참여했다.
***대한변협, "음주진압 가능성 있다"**
한편 앞서 6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가 현지 조사를 거쳐 부안 사태 당시 경찰의 음주 진압 의혹 등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려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인권위원회는 정부의 부안 사태 대응 방식이 '위법성의 소지가 많다'고 결론을 내려, 정부가 나서서 '부안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하라'는 여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변협은 6일 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9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단장 이덕우)이 지난해 11월21~22일, 12월12~14일 2차례에 걸쳐 현지 조사를 한 후 내놓은 '부안 사태 관련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논란이 된 '음주 진압 의혹'에 대해서 경찰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음주 측정치 등 객관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음주진압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그간 경찰이 11월 음주 진압과 관련해,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음주측정을 한 결과 음주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해 왔지만 음주측정은 새벽 3시 경찰들이 자고 있는 중에 깨워서 이뤄진데다가 주민들이 캄캄한 밤에 본 경찰들을 지목하였는지도 불분명하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시위 진압시 경찰이 음주를 했다"면서 "일부 주민들이 병에 맞아 상처에 병 조각이 박히거나 맥주가 쏟아진 사례가 있다"고 고발해 왔다. 지난 19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부안 주민 1백61명 중 90.7%인 1백38명이 '시위 진압시 경찰이 음주를 했다'고 답했고, 13.8%는 '술병을 던지는 것을 봤으며, 일부는 깨진 술병을 들고 위협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7.3%는 '음주 장면을 목격했으며, 직접 술을 팔았다'고 답하기도 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변협은 이외에도 ▲진압 과정에서 공격시 흉기가 될 수 있는 알루미늄 방패가 무차별적으로 사용 된 점, ▲야간 옥외 집회를 원천 봉쇄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점, ▲불심 검문, 압수·수색 과정의 위법성, ▲거액의 현금이 지급될 가능성을 사전에 유포했을 개연성이 높은 점, ▲유치 절차의 위법성 등을 지적하면서 "위도 핵폐기물처리장의 부지선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런 변협의 주장에 대해서 전북지방경찰청 등은 즉각 부인하고 나서 파장이 거키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7일 전북지방경찰청은 "음주 진압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모든 전·의경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할 수 없어서 1개 중대를 대상으로 측정을 했으나 수치는 모두 '0'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북지방경찰청의 해명은 그간 경찰의 입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음주 진압'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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