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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부처 4대강에서 통했다…종교 연대 물꼬 튼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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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부처 4대강에서 통했다…종교 연대 물꼬 튼 MB

천주교·불교·개신교 '4대강 저지' 한 목소리…15일 '공동 기도회'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종교계의 움직임이 거세다. 4대강 각지에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지만, 정작 여론의 관심은 다소 수그러든 상황에서 종교계가 앞장 서 본격적인 '춘투'에 시동을 걸고 있다.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은 15일 낙동강 상주보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공동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단일 이슈로 이처럼 큰 규모의 종교 간 공동 행동이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바꿔 말하면,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종교 간 '연대'의 물꼬를 튼 셈이다.

'전국 사제 선언' 진행한 천주교…'4대강 사업 반대' 홍보에 박차

천주교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천주교 연대)'를 구성해 전국 각지에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천주교 연대는 지난해 말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9개 교구와 환경사목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천주교 단체 20여 개가 연합해 만든 모임으로, 사제·수도자·평신도가 광범위하게 결집돼 있다.

8일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1100여 명의 사제 선언을 이끌어 내기도 한 이 단체는 사순절이 시작된 지난 2월 17일부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천막 농성장을 만들어 무기한 철야 농성과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양평 프란치스코회 사제들의 릴레이 단식 기도도 진행 중이다.

▲ 천주교는 사순절이 시작된 지난 2월 17일부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에서 천막 농성장을 만들어 무기한 철야 농성과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지 보존·친환경 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

천주교 연대 상임 대표인 조해붕 신부는 8일 "4대강 사업의 왜곡된 진실을 국민들에게 바로 알리기 위해 사제들이 양심 선언에 나섰다"며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연대는 4대강 공사 구간별로 교구별 권역을 나눠 지역 사회에서 신도들과 함께 '생명·평화 미사' 및 '강 기도 순례'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1000만 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4대강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등 홍보 활동에도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는 '창조 질서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은 당장 멈춰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만화 홍보 책자 50만 부를 전국 교구에 배포하기도 했다.

'환경 법회' 추진 중인 불교계…수경 스님은 남한강서 '여강선원' 개원

불교계 역시 대중과의 접촉면을 늘려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승가회, 신륵사·화계사 신도 1500여 명은 경기도 여주군 신륵사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 방생법회 및 수륙재(물과 땅에서 헤매는 영혼에게 올리는 불교 의식)'를 봉행했다. 봉행위원회는 "생명 존중·생명 살림은 불교 사상의 요체이며 방생은 생명 살림을 실천하는 자비행"이라며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큰 위기에 처한 4대강과 생명의 어머니에게 올리는 중생들의 공양"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월 경기도 여주군 신륵사에서 열린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 방생법회 및 수륙재'. ⓒ불교환경연대

불교환경연대와 에코붓다는 지난 4일 대한불교조계종의 후원을 받아 대규모 심포지엄을 열고, 학계·시민사회·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4대강 개발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은 "신중을 가해야 할 대규모 국책 사업이 법적 절차도 무시하고, 충분한 여론 수렴도 없이 졸속적으로 추진됐다"며 "이로 인해 생태계 파괴는 물론 교육·의료·복지 등에서 심각한 민생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경 스님은 오는 11일부터 남한강 여주에서 '여강선원(如江禪院)'을 개원해 13일 개원 법회를 시작으로 무기한 천막 정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처럼 사는 집'이라는 뜻의 여강선원은 여주보 공사가 한창인 남한강 중류 신륵사 인근에 세워진다.

'천성산 지킴이'로 그간 환경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지율 스님 역시 지난해부터 매주 낙동강 도보 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과 함께 1박 2일로 진행하는 이 도보 순례는 다녀간 사람만 벌써 1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불교계는 4대강 사업을 "해탈, 생명,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시대착오적이고 순리 역행적인 단군 이래 최악의 프로젝트"라고 규정하고 오는 10월까지 전 사찰을 대상으로 환경 법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4월 경에는 1~2만 명의 신도가 참여하는 대규모 강 살리기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팔당서 '사순절 금식 기도회' 진행 중인 개신교

개신교계도 '생명의 강지키기 기독교 행동(기독교 행동)'을 구성해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2월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 유기농 단지에서 부활주일(4월 4일)까지 매일 '생명의 강살리기 하루 금식 사순절 연속 기도회'를 열고 있다.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는 지난달 23일 낙동강 달성보와 함안보를 돌며 평화 순례와 기도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계종 등 교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불교계, 일부 주교와 각 교구의 참여를 이끌어낸 천주교계와는 다소 온도차가 있지만, 개신교계 역시 '전국 예수 살기', '생명의 강지키기 기독교 행동' 등 진보 성향의 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전국 각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4대강 반대'로 하나 된 종교계, 15일엔 공동 기도회 열어

천주교·불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은 오는 15일 낙동강 상주보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공동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4대 종단이 참여하고 있는 '운하 백지화 종교환경회의'는 "4대강 사업은 강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그 결과 한반도 전체에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생명을 보살피는 일은 종교인의 신성한 의무인 만큼,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지금 '생명의 강'을 위한 4대 종단 공동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편, 종교계는 현재 서울과 부산 행정 법원에서 진행 중인 4대강 국민 소송 판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1000만 인 서명 운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계획이다.

또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은 4대강 사업 저지를 지방선거의 핵심 의제로 설정해 이에 찬성하는 정당 및 후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다소 수그러들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이를 기점으로 본격 확산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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