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삼성생명 해고 노동자들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1월24일 단식 43일만에 윤진열 위원장이 삼성생명 앞에서 쓰러진 이후, 현재 24일 동안 삼성 본관과 삼성생명 앞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24시간 교대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삼성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벽에 삼성 본관 앞 1인 시위 천막 철거**
17일 아침에는 삼성측이 삼성 본관 앞 1인 시위자의 야간 보온을 위해 설치한 비닐 간이 천막을 철거해 삼성생명 해고 노동자들과 충돌을 빚었다. 삼성측은 17일 아침,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여성 해고자를 경비들을 동원해 들어낸 후 비닐 간이 천막과 바닥 깔개를 철거했다. 비닐 간이 천막은 야간에만 1인 시위 중인 해고 노동자들의 보온을 위해 설치됐고, 주간에는 자진 철거해 왔다.
해고 노동자들은 즉시 깔개를 다시 설치하고, 1인 시위를 재개하려고 했으나 이 과정에서 약 2시간 동안 해고 노동자들과 삼성 관계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17일 삼성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최봉희(59) 씨와 사진기를 들고 있던 삼성 관계자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1인 시위장을 다른 삼성 관계자들이 둘러쌌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실랑이는 9시30분경에야 삼성 관계자들이 철수하면서 끝이 났고, 최봉희 씨는 다시 삼성 본관 앞 1인 시위를 재개했다.
***"윤 위원장 쓰러진 자리 절대 떠날 수 없어"**
최씨는 "윤진열 위원장이 쓰러진 이 자리를 절대 떠날 수 없다"면서 "단식으로 사람이 쓰러졌고, 20일이 넘도록 이 추위에 24시간 1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면 사람이라면 손을 내미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고 삼성측의 처신을 비난했다.
지난 11월24일 쓰러진 윤진열 위원장은 병원에서는 퇴원해 요양중이나 체중이 11킬로그램이나 빠지는 등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안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윤 위원장 얘기를 하면서 "지난 5년 동안이나 싸워 왔다"면서 "이제는 물러 설 곳도 없다"고 원직 복직 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같은 시간 삼성생명 건물 앞에서도 부산에서 올라온 여성 해고 노동자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부산 집에서는 내가 이러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어제 밤 8시부터 계속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 8시까지 1인 시위를 해야하는데, 추위보다 더 싫은 것은 사람들의 무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도 "삼성의 광고 때문인지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전 언론에서 우리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럽다"고 언론을 질타했다.
최씨는 1인 시위장을 에워싼 삼성 관계자들과 출근길의 삼성 직원들에게 "결국 당신들도 삼성으로부터 우리처럼 버려질 것"이라면서 "우리가 복직되는 것은 당신들하고도 직접 관계되는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연대를 요청했다. 빠른 걸음으로 삼성 본관으로 들어가는 출근길의 삼성 직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삼성생명 해고 노동자들은 오는 19일 저녁 삼성생명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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