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제2차 6자회담 개최가 물건너갔다는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수혁 차관보, 차기 6자회담 연내 개최 최종 조율위해 방중**
현재 연내개최를 위해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국가는 한국으로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12일 오후 중국과 차기 6자회담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 차관보는 12~13일 이틀 동안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공동 문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전달받고 차기 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최종 조율을 벌일 예정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대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상으로 본다면 이 차관보의 이번 방중은 차기 6자회담을 연내에 개최할 수 있는지를 가름하는 마지막 기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차기 6자회담은 당초 열린다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가 유력했는데 이때까지는 이제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6자회담 정세를 반영하듯 이 차관보의 방중 계획은 여러 차례 번복됐다. 외교통상부는 원래 11일 밤 이 차관보의 방중 계획을 발표했으나 12일 오전 갑자기 이 계획이 취소됐다고 했다가 오후에 다시 그의 출국 사실을 알렸다.
현 상태로 둔다면 2차 6자회담 연내개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 차관보의 방중을 결정했지만 정부 내부의 입장조율과 중국과의 일정 조정이 늦어져 출국이 지연된 것이다. 그만큼 정부내에서도 차기 6자회담의 연내개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방중 자체에 혼선이 빗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 “中, 독자적으로 새로운 공동성명안 제시”**
한국 정부 이외에도 차기 6자회담 연내개최를 조율하기 위해서 힘을 쏟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2일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 말을 인용, 워싱턴발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한미일 3국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 공동문안과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새로운 공동성명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은 중국의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기 시작해, 차기 6자회담을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연내 개최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해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중국이 제안한 공동성명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한미일 공동성명안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고위 관리는 이어 “북한이 중국의 공동성명안에 동의했는지는 정확치 않다”면서 “차기 회담에서 북한이 핵개발 계획 폐기를 분명히 밝힌다면 한미일 3국은 상당한 진전으로 받아들여 ‘원칙과 목적을 확인한, 매우 짧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지만 북한이 이같은 사항을 표명하지 않는다면 공동성명을 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새로운 문안을 제안함에 따라 한미일 3국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는데 중국측은 우리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한 한미일 3국의 공동성명안에 대해서는 ‘이런 문안을 어떻게 북한에 전달하냐’며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차기 6자회담 내년 연기 가능성 시사 발언 이어져**
하지만 이러한 한국과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기 6자회담의 연내 개최는 힘들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연내 개최를 위해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2차 6자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차기 6자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외교는 지금도 진행중이며 미국은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이달중 기꺼이 6자회담에 응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다만 현 시점에서 12월 중 6자회담 재개 여부에 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 정부 내에서도 감지된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연내에 합의 문안을 준비해서 개최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여전히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고 정세현 통일부장관도 지난 11일 가진 주례 브리핑에서 “연내 개최 전망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으나 이같은 우리 정부 입장이 다소 수정됐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2일 가진 브리핑에서 “성과가 나도록 준비해 가급적 조기에 개최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가급적 조기에 연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해 ‘연내 개최가 가능하다’는 기존 정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로슈코프 러시아 차관, 행선지 중국에서 일본으로 변경**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1일 가진 브리핑에서 “차기회담의 개최일정을 놓고 조정을 벌이고 있으나 준비가 아직은 미흡하다”고 말해, 연내 개최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당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던 러시아측 6자회담 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차관이 행선지를 일본 도쿄로 바꾼 것도 이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과 미국간의 입장차로 인해 조율이 쉽지 않은 가운데 차기 회담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1월 중순경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마저도 힘든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