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노조와 사측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하청노동자 임금체불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원회는 2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은 법원의 현중 재벌 편들기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5월 31일 울산 남구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주총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노조가 신청한 효력 저지 가처분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주총장 변경 사실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고 주주들이 변경 장소로 이동할 시간적, 물리적 여유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사측의 입장만을 인용하고 사실상 현중 재벌 편들기로 보일 만큼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사실관계조차 엉망인 판결이다"며 "최소한의 합리성마저 결여된 정당성을 상실한 판결문이다. 물적분할이라는 용어 앞에 '단순 물적분할'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물적분할에 아무런 문제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고 비난했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법조계임을 다시 확인했다. 최소한의 기대마저 저버린 법원의 판결로 기대가 분노로 바뀌는 상황이다"며 "오늘 우리는 법원의 주총효력 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을 규탄하며, 이의제기할 것임을 밝힌다"고 항소 의사를 나타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이날 사내소식지를 통해 "물적분할을 둘러싼 논란이 이번 법원 판결로 모두 적법한 것으로 일단락됐다"며 "이제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성공적인 기업결합 마무리를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지금, 경쟁사는 노사가 힘을 모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는 무엇이 진정 미래를 위한 길인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더 이상 소모적인 대립에 얽매여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노조에 협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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