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의 파병요청 거부로 궁지에 몰린 미국이 최근 남태평양의 인구 86만명의 자그마한 섬나라 피지에 대해 이라크 파병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은 그러나 피지의 파병거부에 대해 피지군을 '용병'으로 고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이 현재 얼마나 심각한 궁지에 몰려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 피지에 급료 지불없이 파병 요청했다가 거부 당해**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라이언 피지 주재 미국대사는 현지언론 `피지 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피지가 이라크평화 유지 임무를 위해 병력을 파견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장비와 군복, 소규모 무기, 수송 및 병참지원 등을 제공해줄 수는 있으나 병력의 급료 지불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지 정부는 그러나 "이달 들어 군 예산을 삭감했으며 자체 비용으로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할 의사가 없다"며 파병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라이언 대사는 "피지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타국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피지군을 용병 형식으로 이라크에 파병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지의 공식 군사력은 3천5백명에 불과**
파푸아뉴기니아 남방의 남태평양에 위치한 피지는 지난 1970년 영국령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로, 인구는 7월말 현재 86만5천여명에 불과하다.
주로 설탕-코프라 등 1차 농산품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NI)은 2천1백60달러에 불과하며, 공식군사력은 육군 3천2백명, 해군 3백명 등 도합 3천5백명, 연간 국방비도 3천만달러에 불과한 말 그대로 소국이다.(국가정보원의 <세계각국편람>에서)
이처럼 국가경제가 빈약하다보니, 피지는 자국군을 '용병'으로 보내 얻는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동안 피지를 용병으로 고용해온 나라는 주로 영국으로, 현재 1천명이 넘는 피지 병력이 영국군에 복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다수가 '영국군'의 이름으로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다. 또 약 6백명의 피지 퇴역군인들이 영국기업인 글로벌 리스크 스트레티지스라는 업체 소속의 용병으로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결국 각국의 파병거부로 궁지에 몰리자 미국도 영국을 흉내내 '용병'으로 피지군을 이라크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