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점검원들이 울산시에 안전 대책을 요구하며 86일째 농성 중이다. 이들은 '2인1조' 등 여성 가스안전점검원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5월 21일부터 울산시청 현관 앞에서 농성 중이다.
앞서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 여성노동자가 업무 중 성희롱을 당한 후, 지난 5월 17일 자신의 원룸에서 착화탄을 피워놓고 쓰러진 채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가스안전점검원들은 업무 중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 '2인1조'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 서비스센터 분회는 13일 울산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가스안전점검업무 2인1조 시행을 촉구하면서 "울산시장이 도시가스안전 확보 책임자이기에 시장의 책임있는 조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다발적인 성폭력사건으로 '더는 무서워서 일 못하겠다'는 심정으로 5월 20일부터 안전대책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울산시는 가스안전점검원들의 2인1조 안전요구를 적당히 무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농성 한 달 만에 이뤄진 울산시장과의 면담에서는 경동도시가스의 340억 원 순익과 안전에 대한 울산시장의 권한과 관련한 가스안전점검원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한 게 전부다.
이들은 "농성 두 달이 지난 뒤에야 면담이 진행됐으나 울산시장은 가스사업 법에 명시돼 있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구나 울산시청 본관 앞에서 진행하는 농성 관련해서 울산시는 퇴거불응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지난 7일, 울산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며 "법에 명시된 시장의 권한을 행사해 시민들 안전을 지켜달라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는 것도 모자라 점검원들을 고발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스안전점검원들은 지난 수년 동안 성폭력을 당해왔지만,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며 "지난 4, 5월 일어난 다발적 성폭력 사건을 목도하면서 언제든지 또다시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 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경동도시가스는 이런 안전점검원들을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수년 동안 말하지 못했던 피해는 피해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면서 안전점검원들은 다시 한 번 분노에 몸서리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동도시가스는 지난 4, 5월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 두 명만을 피해자로 인정할 뿐, 그 외 안전점검원들은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울산시는 안전점검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안전점검원들이 요구하는 2인1조 안전대책 수립 관련, 해결책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지속해서 일어났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가스안전점검과정의 폭력피해자들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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