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 막아주라고 총장이 있는 것 아닌가"

송광수 검찰총장, 최병렬 계좌추적 중단요구 거부

SK비자금 계좌추적을 중단하라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전화에 대해 송광수 검찰총장이 24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 대표는 23일 송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을 그어야 한다. (SK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여기까지는 선의로 볼 수 있지만 계좌에 대해 계속 조사할 경우 명백히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야당의 선거자금 전반에 대해 자금추적을 한 것으로 보겠다"고 말했다고 박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24일 오전 밝혔다.

송광수 총장은 이에 대해 24일 "총장이 그걸 압력으로 느낀다면 검사들이 어떻게 일을 하겠나"며 "그런 거 막아주라고 총장이 있는 것 아닌가"고 말해 계좌추적을 중단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송 총장은 최 대표의 전화와 관련, "대선자금 계좌 전체에 대해 다른 당은 하지 않으면서 한나라당만 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말이었는지, 어쨌든 하면 안 된다는 그런 말이었다"고 통화사실을 밝힌 뒤 이같은 요구에 대해 "단서가 있으면 하고 단서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얘기했다"고 말해 계좌추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총장은 또 노무현대통령의 지시 여부와 관련, "대통령이 수사에 대해 계좌추적을 하라, 마라는 지시 안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SK비자금 수사를 진행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이같은 검찰총장의 분명한 방어의지에 따라 이날 오후 최돈웅 한나라당의원을 비공개로 재소환조사한 뒤, 당시 돈이 흘러들어간 한나라당 재정국 및 선대본부 고위관계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대다수 일선 검사들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계좌추적 중단 공개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외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이 도리어 불씨를 한층 지피는 결과를 낳은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