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가 '농어촌관광 휴양단지 조성사업’을 두고 어수선하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밀양시가 공유재산 변경안을 밀양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에서 부결되면서 시와 의회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런 시와 의회의 불협화음은 시민들을 찬반갈등이라는 회오리 속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를 전하는 언론들도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일부 언론은 '특혜성 시비에 좌초 위기'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또 다른 언론은 "의회 심의가 부결됐지만 시의원들이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의회가 시와 다른 견해로 양분된 의견을 낸 것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격앙된 모습들이다. 관련 안건 심의 예정이던 지난 25일에는 밀양 시내 곳곳에 관변단체, 각 동 청년회, 마을주민회, 밀사모, 일우회 등 단체 명의로 "농어촌관광 휴양단지 반대하는 시의원은 즉각 사퇴하라.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속한 추진을 촉구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시의회 의장 "직권 상정은 않을 터"
지난 25일 시의회 211회 임시회에서는 농어촌관광 휴양단지 조성사업 관련해 제출한 공유재산 변경안이 부결됐다.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이 경우, 의장은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있다. 집행부도 임시회가 끝난 당일 곧바로 다음 임시회 집회를 요구했다.
집행부가 임시회를 열도록 요구할 경우 시의회는 15일 이내에 임시회를 개회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신속한 의안처리 요구와 함께 시의회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
의장은 직권 상정할 수 있지만, 직권으로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프레시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밀양시의회 김상득 의장은 "(의장이) 관련 의안을 본회의에서 상정할 수 있는데 의장 직권으로 상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시의회 통과 움직임' 일부 언론 보도에 또 반발기류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이 관련 법안의 8월 통과설을 추가 보도, 어수선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29일 자 일부 언론은 "박 시장이 8월 초 시의회 임시회에 안건을 재심의할 것과 회부된 안건이 7대6으로 통과될 가능성"을 보도했다. 밀양시의회 시의원 정수는 모두 13명. 그중 7명이 찬성하면 의안은 의회를 통과, 추진에 속도를 내게 된다.
이 언론은 '소문'을 전제로 7대6이라는 결과까지 언급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5명과 자유한국당 시의원 1명이 반대표를, 그리고 나머지 7명의 자유한국당 시의원이 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역의 반대 여론은 다시 발끈했다. "의회 임시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사업과 관련 7대6이라는 표수로 가결될 것"이라는 내용이 어디서 나왔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對 한국당 대결 구도 바람직하지 않아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이 공교롭게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 간 반대와 찬성으로 갈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중앙정치의 분열상이 지역에 그대로 미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다.
당을 떠나 사업추진 과정을 되짚어 보고 추진에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자유한국당 허홍 의원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 사업의 타당성 용역보고서를 보면 과연 이런 사업을 꼭 해야 하나라고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시민 모두의 재산인 시유지를 시가 헐값에 매각하려고 하는 데 누가 팔라고 찬성하겠냐"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들여 사들인 해당 부지를 밀양 관광단지 조성사업단에 매각 재추진하는 것은 밀양시가 밀양의 미래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와 시의회는 이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민의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의회가 안건을 심의, 통과시킨다면 시민들의 여론은 곱지 않을 것이다"는 지적도 있다.
2001년부터 개발 묶여 있는 해당 시유지 활용이 관건
이 사업의 핵심은 해당 사업 부지 내에 위치한 시유지 매각이다. 시는 이 부지를 특수목적법인에 매각하려 하는데 '토지 보상 감정평가'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특혜 논란이 시작됐다. 시는 3개 감정기관의 평가금액이라는 근거를 들어 특혜시비를 일축하고 있지만, 특혜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밀양 농어촌관광 휴양단지 사업' 특수목적법인에 쏠리는 시선
이 사업은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 940-51번지 일원에 총사업비 3694억 원(공공 1276억 원·민자 2418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5년간 진행한다. 시는 지난 2001년부터 개발이 묶여 있는 단장면 미촌리 시유지를 농어촌관광 휴양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2016년 특수목적법인인 밀양관광단지조성사업단(주)이 출범돼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밀양관광단지조성사업단(주)에는 밀양시(20%), SC 홀딩스(40%), SK건설 (28%), 대우조선해양건설(12%)이 참여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관광단지는 공공과 민간부문으로 나눠 조성된다. 공공부문에는 농촌 테마파크·스포츠파크·웰니스토리타운·생태관광센터 등이, 민간부문에는 특급호텔과 18홀 규모의 친환경골프장이 포함된 S파크리조트와 등산아카데미가 각각 들어선다.
특수목적법인 최대 지주는 SC홀딩스 … 산업단지 조성 및 관리 주 종목
사업을 이끌 특수목적법인의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밀양시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분은 SC 홀딩스와 SK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2개 건설사는 사업 과정에 참여하고 완료되면 지분 매각방식으로 손을 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SC 홀딩스가 사업 전체를 이끌 가능성이 예측된다. 사업이 완공될 경우, 돈방석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밀양시나 밀양시 의회가 정작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문이다.
밀양시 ‘관광 휴양단지' 사업 완료 시 지분이 20%에 불과한 밀양시가 적어도 50%를 상회하는 지분을 가질 대기업과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까?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고 여론이 분열되는 사이 사업의 열매는 오롯이 외지 기업의 몫이 될 수도 있다.
시와 의회의 불협화음, 시민들의 찬반갈등은 밀양시가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특혜성 사업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염려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반론보도문] 밀양시의 관광휴양단지 사업 관련, 뉴시스 경남의 입장
본지 지난 7월 30일자 <밀양시-의회 ‘관광휴양단지’ 놓고 ‘불협화음’> 제하의 기사에서 관련 법안이 8월 중 시의회 임시회에서 7대6으로 통과될 것이라는 뉴시스 경남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해당 언론사가 ‘소문’을 전제로 보도했다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뉴시스 경남에서는 밀양시의회 의원 및 시청 관계자 등 관계자들을 통해 충실히 취재한 것으로 단순한 ‘소문’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님을 밝혔습니다. 실제 이후 임시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뉴시스 경남과 프레시안의 합의에 따른 것입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