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연이어 대형폭탄테러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직접 미국 관리들의 근거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해 이라크가 긴장상태에 빠졌다.
이라크인들과 이슬람 전사들이 갈수록 미군의 점령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으나 미군 시설을 노린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미국측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엄중 경계의 미군 시설에도 폭탄테러 발생**
AP 통신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낮 12시45분경 이라크 바그다드 중심부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대형 자살차량테러가 발생해 테러범을 포함해 적어도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도 폭탄을 실은 차량 두 대가 바그다드 호텔 입구에 설치된 보안장벽에 충돌해 폭발했으며 이라크 경비대와 미군 요원들이 이 차량에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폭발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두 대의 차량이 호텔입구를 향해 돌진했으며 미군과 이라크 경비요원들이 총격을 가해 이들 차량은 콘크리트 장벽에 부딪쳐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테러는 지난 8월 이후로 이라크에서 터진 7번째 대형 폭탄 차량 테러로, 이들 테러는 모두 미군 점령과 관련된 시설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그다드 호텔은 사실상의 미군정 본부**
하지만 이번 테러는 테러대상이 된 바그다드 호텔이 미군 주도의 임시행정처 관리들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들이 사용하던 건물로, 이제 폭탄테러가 단순히 미군에 ‘부역'하고 있는 시설뿐만이 아니라 엄중한 경계를 펴고 있는 미군 시설까지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행정처 대변인은 이 건물이 CIA 요원들이 머물고 있던 건물이라는 보도에 대해선 부인했으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건물이 CIA 요원들이 활동하던 것으로 확인하고 있어 이제는 미군에 대한 공격이 미군 심장부에까지 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때 융단폭격으로 멀쩡한 건물이 드물자, 바그다드 최고급 호텔인 바그다드 호텔에 사실상의 미군정 본부를 설치해 이라크를 통치해왔다.
폭탄테러가 발생한후 폴 브레머 연합행정처 장관은 “우리는 이라크 경찰을 동원해 이번 폭탄테러에 관련된 인물을 추적할 것이며 이들을 정의의 심판태에 세우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라크 민심은 브레머 행정장관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테러 이후 거리에서는 일단의 시민들이 “이라크의 현 체제는 실패했다”고 외치는 등 미군에 대한 반감이 대단히 높고, 폭탄테러를 막지 못하고 있는 미군의 무능력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군에 대한 공격 잇따라**
이번 테러와 함께 이라크 전역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수니삼각지대 지역인 티크리트에서도 12일 미군을 대상으로한 테러가 발생해 미군 2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라크 북부의 키르쿠크에서 남쪽으로 60마일 떨어진 도시에서도 미군 차량에 대한 수류탄 공격이 가해져 미군 한명이 부상당했다.
CNN 방송은 또 바그다드 중부에서 시아파 성직자를 호송하던 미군 차량 행렬에도 폭탄공격이 발생해 적어도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수십만명의 이라크 시아파 교도들은 사담후세인 체제에서 금지했던 성지순례를 시작해 이라크 남부 도시인 카발라로 모여들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아직까진 폭력사태가 발생하진 않고 평화적인 종교행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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