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에서 포항시민들이 기대했던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와 포항지진 지원 추경예산 통과가 무산되자 포항지역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중복더위를 제대로 보여주는 포항지역 폭염에도 시민들의 정치권을 향한 시선은 당리당략에만 매달려 있다는 지적으로 싸늘함을 더하고 있다.
이번 공방의 포문은 추경이 무산된 20일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경북도당 위원장이 먼저 열었다.
허대만 위원장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국방장관 해임안 표결을 요구한 자유한국당이 추경처리를 거부했다"고 자유한국당의 책임에 포항지역 국회의원들의 무용론까지 함께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22일 김정재 국회의원(자유한국당, 포항북구)이 의정보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산자위위 간사인 홍의락 의원의 법안발의가 늦어 특별법 상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국방장관 해임안 표결 때문에 본회의 일정을 거부해 추경예산의 통과가 안됐다"며 민주당의 책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같은 날 정의당 경북도당이 나서 '특별법을 우선 다루겠다'고 한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양당 원내지도부를 싸잡아 비난하며 지역 박명재, 김정재 국회의원들의 미진한 노력을 따져 물었다.
김정재 의원의 반박과 정의당의 성명서가 이어지자 23일에는 오중기 민주당 포항북구위원장이 재차 공격에 나섰다.
오중기위원장은 “김정재 의원은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지연과 포항지진지원 추경 무산에 대해 여당 탓만 하며 지역구 현역의원으로서 무책임함을 자인했다”고 평했다.
이어 “시민들은 여야를 떠나 어떤 형태든 실질적이고 조속한 복구지원을 희망한다. 그런데 정작 자유한국당은 포항지진 지원논의가 가장 시급한 때 약 석 달 동안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파행시키며 포항시민들 애만 태웠다"고 주장했다.
또 "그것도 모자라 최근 자유한국당이 내건 추경 통과 조건이 다섯 번이나 바뀌며 결국 포항 지진 지원 추경이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치중한 정쟁에 더해진 지역 정치권의 네 탓 공방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중복을 맞은 폭염에도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시민 A씨는 "지난 4월에 김정재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이 아직 산자위에서 논의의 '논'자도 안 나왔고 포항지진 지원예산은 1131억원, 생색내기에 불과한데 지역 정치권은 소속정당 당리당략에 얽매여 싸움질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6월 국회에서 추경까지 무산된 마당에 진정 지역을 위한다면 여야 지역정치인들이 함께 모여 특별법과 포힝지진 지원예산을 소속정당에 어떻게 시급히 관철시키고 차기 국회에서 어떻게 통과시킬 지 머리를 맞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나무랐다.
덧붙여 “지진에 무너진 지역경제는 물론 아직까지 주거를 마련치 못한 지진이재민들이 있는데 정치인들의 눈에는 이 현실이 보이지 않느냐”며 “총선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반드시 총선에서 본때를 보이겠다”고 지역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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