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단중 유일한 민간인인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의 6일 양심선언으로 이라크 현지조사단 보고서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현지조사단은 7일 종합보고서에 첨부됐던 박교수의 보고서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현지조사단장, “도보로 정찰도 했고 사전조사도 했다”**
이라크 현지조사단 강대영 단장은 7일 국방부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갖고, 박건영 교수가 작성해 종합보고서에 첨부한 문서를 공개하면서 “모술 지역 조사시간은 총 4시간이고 모술 번화가에서 도보 정찰도 했으며 차량 정찰도 두 차례 40분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전날인 6일 박건영 교수는 “미군 헬기로 20여분, 미군 차량으로 20여분 정도만 모술 시내를 돌아봤고 모술 시민과는 한 차례 5분여정도만 접촉한 것이 모술 조사 전부여서 이번 현지조사로는 모술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었다.
강대영 단장은 이어 “지난 달 9월27일부터 사흘간 서희 부대 등 관계관들이 모술 ,탈아파르, 콰야라 등 이라크 북부 지역 3곳을 사전 조사했다”면서 이번 조사가 나름대로 성실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단장은 또 조사시간이 부족했다는 비판에 대해서 “짧은 현지조사 일정을 고려할 때 모술에의 시간 투자는 상당히 많은 편이었으며 파병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 특정지역만을 보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단장의 이런 모든 주장을 다 사실로 받아들이더라도 모술 지역에서의 총 조사시간은 4시간에 불과했고, 거의 모든 자료를 미 동맹군사령부(CJTF-7)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조사가 파병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잠재우기란 힘들어 보인다.
강단장도 이러한 비판에 부담스러워서인지 “이번 조사는 조사시간이 절대 부족했다”는 박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며 ‘추가 현지조사단 파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박건영 교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건영 교수,“도보로 정찰한 적 없다”**
하지만 이같은 강대영 단장의 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있었던 박건영 교수와의 '진실 논쟁'으로 인해 진실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강 단장은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저녁 박 교수는 조사단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의 아니게 알리고자 한 진의가 잘못 보도됐다며 유감을 표명했으며 자신의 첨부 보고서를 공개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단장에 이어 인터뷰를 한 박건영 교수는 “이라크에 같이 갔던 구성원중 한 명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언론보도가 진의가 왜곡된 것은 아니고 톤이나 초점이 좀 짙게 된 부분은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해명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또 “내 보고서를 공개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면서 “모술에서 20분간 도보를 하며 정찰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내가 사람들과 얘기를 하자고 말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차량으로 돌아다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면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혔어야 했다”면서, 사전에 서희 부대 등을 통해 사흘간 조사를 했다는 강대영 단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금시초문이고 만일 그랬다면 종합보고서에 누가 언제 어디에 현장조사를 했는지 기록이 됐어야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종합보고서에는 그런 내용이 없으며 구성원 중에 그러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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