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지 정부조사단이 파견전부터 예상했던 대로 '파병 찬성' 쪽으로 기운 보고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장, "한국서 보고 들은 것보다 안정화"**
지난달 24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이라크 현지를 방문조사한 12명의 현지조사단이 3일 오전 7시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사단 단장을 맡은 국방부 정책기획부의 강대영 차장은 이날 공황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획대로 차질없이 보고왔다"며 "전체적으로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보다 안정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니며 경제활동도 활발히 이뤄지는 등 거리가 활기찼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 계획대로 하루 4~5시간씩 헬기와 비행기를 타고 강행군을 해 조사단원들이 피로할 것"이라며 "분야별 보고서를 종합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2~3일내 상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3일 보고서를 국방부에 보고한 뒤 4일 국가안보회의(NSC)에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이라크 남부 나시리아의 서희.제마 부대 방문을 시작으로 나시리아 의회, 이탈리아 여단, 폴란드 사단, 연합합동사령부(CJTF-7), 과도통치위원회 등의 방문과 현지 주민 접촉 등으로 현지 정세를 파악했다.
***모슬, 결코 안전지대 아니다**
이같은 현지조사단의 파병 찬성 결론은 그러나 이미 출국전부터 예상된 것이어서, 앞으로 보고서의 객관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조사단을 구성하면서 "'민-관 조산단'을 구성해 이라크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으나 12명의 조사단 가운데 민간출신은 단 2명뿐이었고 이 가운데 1명은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소 소속이어서, 처음부터 파병을 전제로 명분 축적을 위한 '요식절차'를 밟으려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낳았다.
또 현지에 들어가서도 모든 조사활동을 미군 통제하의 연합합동사령부, 과도통치위원회 방문, 미군기를 이용한 현지조사 활동 등 미군의 통제 아래 진행함으로써 조사단 파견 목적이 애당초 객관적 현지실태조사와는 거리가 먼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왔다.
또한 이들이 귀국도 하기 전에 국방부는 이들의 보내온 '중간보고'라는 명분을 앞세워 이달초부터 "국내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라크 현지 치안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파병 여론몰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파병요청을 받고 있는 이라크 북부 석유도시 모술은 후세인의 두 아들과 손자가 교전끝에 사살됐던 곳으로 후세인 지지세력의 저항이 완강한 곳으로, 현재 주둔중인 미 101공중강습사단이 이라크 무장저항세력 소탕작전 과정에 적잖은 인명피해를 입고 있는 위험지역이다.
특히 인구 80만의 모슬은 후세인지지세력인 수니파가 60%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이라크로부터 분리독립을 염원하고 있는 쿠르드족도 상당수 있어, 민족간 갈등 위험이 내재돼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처럼 모슬지역에서 미군 피해가 잇따르자 101공중강습사단을 내년 2월 철수시키고 방침을 정하고 여기에 한국을 주력군으로 하는 제3의 다국적군인 '코리아형 사단'을 배치, 소탕작전과 이에 소요되는 일체의 전비를 한국에게 전담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조사단 보고서를 근거로 파병 여론몰이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앞으로 적잖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1천명의 자위대 파병을 요청받고 있는 일본은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와는 대조적으로 자위대 인명피해를 우려해 파병시기를 늦추기 위해 이미 11차례의 조사단을 현지에 보내며 시간끌기를 하고 있으며, 파병을 하더라도 인명피해 우려가 적은 이라크 공항 등에 극소수 공군조종사만 보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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