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CNN 및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파병불가 입장을 밝혔으나 "한국은 이라크 파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노무현 정부가 사실상 이라크 파병 방침을 굳힌 뒤 미국과 파병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파월의 발언은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이 지난주말 방미때 파월 장관을 만난 뒤 나온 것이며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국방부관계자들이 방미해 미 국방부와 깊숙한 협의를 마친 뒤에 나온 것이어서, "파병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던 우리 정부가 실제로는 파병 방침을 미국측에 통보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도는 파병 거부했으나 한국은 파병에 관심 표시"**
파월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의 'This Week' 프로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은 몇 주 전에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으로부터 파병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는데 어떤 나라가 당신에게 파병 약속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들은 유엔 결의가 어떻게 될지 기다리고 있으며 어느 나라도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터키는 진지하게 대화중이며 한국도 파병 아이디어에 관심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번주에 뉴욕에서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좋은 대화를 했으며 그는 아직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제3의 다국적군 사단 구성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도는 파병불가입장을 통고해 왔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CNN TV의 'Late Edition'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군대를 파병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도 인도의 태도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나는 이에 대해 실망했지만 파병에 관한 판단은 각국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국가로, 56곳의 유엔 평화유지활동 가운데 소말리아, 동티모르, 시에라리온 등 37곳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고 있다.
이번 달 인도 정부가 의회에 이라크에의 군대 파병을 요청했을 때 인도 국회의원들은 인도는 미국이 아닌 유엔 지휘하에서만 군대를 파병할 것이라며 파병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인도 야시완트 신하 외무장관도 CNN과의 인터뷰를 갖고 "인도 군대는 인도의 안보를 위한 의무를 지고 있다"면서 "파병안을 재고려 할 수는 있으나 유엔의 이라크 평화유지활동에 대한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도 28일 미국의 파병요청에 대해 '거부'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제3다국적군 구성 용이하지 않다"실토**
파월 장관은 또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3국 병력으로 1만~1만5천명 정도의 사단을 이라크에 주둔시키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우리가 그렇게 많이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제3의 국제사단을 갖는 것은 우리의 이라크 재건 노력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정도의 병력을 지원받는 것이 아직도 미국의 목표이며 아직 그 목표를 버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파월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이라크 파병 결정을 내릴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하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부시행정부는 그동안 파키스탄, 터키, 한국 등 3개국에 각각 1만~1만5천명씩 총 4만명선의 다국적군 편성을 희망해 왔고, 최근 우리나라에 5천명선의 파병이라는 수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요구대로 5천명을 추가 파병할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추가파병을 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엔 결의안 통과 10월 중순쯤"**
이어 파월 장관은 파병의 전제조건인 유엔 결의안 통과시기와 관련,"이틀 내에 지난주 다른 나라들과 가진 논의에 기초를 둔 결의안을 다시 만들 것"이라면서 "그것을 안보리 이사국들과 함께 검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 통과 시점에 대해서는 "언제 통과될지 알 수없다"면서 "우리가 10월말에 기부금 공여국 회의를 가질 예정이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고 싶다"고 덧붙여 늦어도 10월중순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라크 국민에게의 신속한 권력이양과 전후 이라크에서 유엔의 보다 큰 역할을 주장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와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유엔 결의안 통과는 수개월정도 연기될 수도 있다고 AP통신은 보도, 실제로 미국 의도대로 통과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라크 파병 요청을 받자 "러시아의 인구중 20%가 이슬람교도"라는 점을 들어 최소한 오는 12월 러시아 총선이 있기 전까지는 파병을 할 수 없다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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