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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름철새일까”...팔색조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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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름철새일까”...팔색조의 귀향

5000여 킬로미터 날아와 새끼 낳고 월동지로 떠나

해마다 거제를 찾아 날아오는 팔색조.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하는 팔색조는 전문 사진작가들에게조차 좀처럼 그 자태를 보이지 않는 새로 알려져 있다.
‘호이익~ 호이익~’ 휘파람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다가왔다 금 새 사라지는 도도하고 고귀한 자태의 팔색조.
▲거제시 동부면 숲에서 촬영한 팔색조. ⓒ김영춘

제주도와 거제 학동동백림 도래지 등 우거진 수림과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해안지역에 국한되던 팔색조의 서식한계선도 내륙으로 북상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경기 일부지역에서 새끼팔색조가 관찰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수림이 울창해질수록 서식면적이 넓어지고 개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월동 하는 팔색조는 매년 5월 늦은 봄 직선거리로 부산~서울을 7번 왕복하고도 남는 5000여 킬로미터 거리를 날아서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팔색조의 도래소식은 신록의 계절을 알리는 표징으로 언론에 심심찮게 소개된다.
그러나 이때쯤 팔색조의 수난도 시작된다.
저공비행으로 도로를 횡단하다 차량에 부딪히거나 유리에 반사된 숲을 진짜 숲으로 착각해 날다 아파트나 주택의 대형 유리창과 충돌해 다치거나 죽는 일들이 일어난다.
팔색조의 수난은 환경운동가 등을 통해 언론에 제보되고 국민들에게 알려진다. 일부에서는 여름철새 하나에 무슨 호들갑이냐는 퉁명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환경운동가들은 팔색조를 단순한 여름철새로 여기지 않는다.
팔색조는 우리나라를 찾는 손님이 아니라는 번식을 위해 수 천 킬로미터를 날아서 귀향하는 새로 그 대접을 격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제에서 팔색조의 생태를 기록하고 있는 김영춘 씨는 거제시의 시조를 갈매기에서 팔색조로 바꾸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팔색조의 생태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 단순한 여름철새가 아니다. 팔색조는 겨울나기를 위해 남반구에서 지내다 산란을 위해 자신의 고향을 찾는 귀향하는 새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팔색조는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지만 여전히 이방의 여름철새로 취급받는다.
팔색조는 더 이상 손님 새가 아니라 겨울을 보낼 수 없어 남반구로 날아갔다가 여름이 시작되면 새끼를 치기 위해 고향을 잊지 않고 쉼 없는 날개 짓을 하며 찾아오는 반가운 새로 기억하고 보호하는 것이 팔색조를 대하는 우리의 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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