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3일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던 중국정부 2인자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일정이 북한의 거부로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져, 북핵 문제를 놓고 북한과 중국 사이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우방궈 상무위원장 방북, 북한측 통보로 무기한 연기”**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중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 “9월말로 예정돼 왔던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북한 방문이 지난 23일 북한측의 통보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측은 지난 23일 중국측에 “방북 사정이 나빠졌다”라고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쿵취엔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5일 기자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우방궈 상무위원장의 방북에 관해 전할 정확한 소식이 없다”고 밝혀 방북이 연기됐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돌연 연기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이번의 무기연기로 향후 방북 계획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북-미 난기류**
이같은 우방궈의 방북 취소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양국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일에 중국 외교 소식통은 “우방궈 상무위원장이 25일부터 3일간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데 양국이 거의 합의를 봤다”고 밝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회담 준비가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예측을 불러왔다. 또한 우방궈 상무위원장 방북에 앞서 실무진이 지난 주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었다.
우방궈 상무위원장이 방북을 하게 되면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2001년 9월 방북 이래 최고위급 방북이고, 지난 3월 후진타오 체제 출범이래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또 그동안 우방궈 상무위원장의 방북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 조기 개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던 중국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협의를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고, 이 방북을 통해 중국은 북한에 새로운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방북을 북한이 거절함으로써 당분간 북-중관계에는 난기류가 조성되고, 그 결과 제2차 6자회담의 재개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의 거부와 관련, “북한 측이 부담감을 느껴서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중국 최고위층이 방북하면 북한도 일정 정도 확약을 하지 않을 수 없는만큼 북한은 향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약속을 현재로서는 확답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이라크 무장세력의 반격으로 곤경에 처한 미국의 대응을 보다 지켜보기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고전할수록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지연작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에 기초해 중국등이 조기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2차 6자회담 재개에도 적잖은 진통이 뒤따르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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