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내 반(非) 당권파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하고 제3지대 창당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자강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천정배 의원 등 비당권파(제3지대파)로 나뉘어 내부 갈등을 겪어온 민주평화당이 이로써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대안정치에는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등 10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소속이면서도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비례대표 의원 2명까지 포함해 총 16명의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앞서 민주평화당은 16일 밤 2시간 가량 심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당 진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에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안 세력들을 더 묶어가면서 제3지대 신당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며 "기득권 양당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제3지대 신당을 발족시키겠다"고 했다.
이들은 제3지대 창당을 위한 터 닦기를 하면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과 이용호, 손금주 등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여 교섭단체 수준으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유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에도 제3지대 신당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하면서도 시기 문제를 조율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몇 분이 있다"며 "기존 정치권 분들 중에서도 동참을 이끌어내고, 정치권에 있지 않지만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힘을 보태고자 하는 분들까지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도 여전히 진로가 불투명해 호남계 의원들이 즉각 당을 뛰쳐나와 제3지대 창당에 몸을 실을지는 미지수다.
당권파는 제3지대 창당 선언을 내용과 방향성 없이 당권과 총선 공천권을 요구하는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고 이들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경청했고 당이 사분오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한 가지 유감은 한 원로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당의 분열을 주도하고 그리고 결사체를 주도하고 도대체 그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이냐"고도 했다.
정 대표가 말한 '원로정치인'은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비례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놔라, 당 대표직을 내놔라'며 지난 1년 동안 그 원로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며 "한 원로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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