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차 유엔총회에서 유엔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독일-인도를 지목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등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독일과 일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돼야"-"안보리, 구시대 지정학 반영"**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국제연합총회 연설에서 "경제적 영향력으로 봤을 때 특히 독일과 일본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 한 나라씩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는 또 기자회견에서 "지금 어느 누구도 인도의 특징을 고려할 경우 인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상상하기는 어렵다"면서 인도를 또 하나의 상임이사국 후보로 거론했다.
그는 이같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주장과 관련, "안보리는 회원국이 50여개국일 때 세워진 조직"이라면서 "그 같은 구성형태는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브라질 실바 대통령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안보리 개편을 주장하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의욕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보다 명확히 안보리 개편은 개발도상국의 국제무대 등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개도국은 종종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보장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행위자가 됐다"며 브라질의 진출 의사를 드러냈다.
***아난 사무총장, "개혁만이 살 길. 권력 분점 필요성"**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개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아난 사무총장은 23일 유엔 총회 개막 모임에서 "유엔 안보리를 더욱 더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21세기의 지정학적 현실을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해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안보리가 가장 어려운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오늘날 지정학적 현실뿐만 아니라 전체 국제사회를 더욱 폭넓게 대표함으로써 유엔 회원국들과 국제여론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진적인 개혁만이 유엔의 살 길"이라며 안보리 확대를 통한 권력 분점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엔, '미국의 하수인' 비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같은 유엔 개혁론은 이라크전을 계기로 급부상했다. 이라크전에 앞서 유엔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 미국은 이라크전 승리선언후 친미국가들로 안보리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일본 등의 안보리 가입을 주장해온 반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정반대 이유로 안보리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이에 유엔은 양진영의 절충점을 찾아 현재 15개국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숫자를 25개 정도로 늘리는 개편안을 추진중이다. 현재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등이 지역대표성과 개발도상국내에서의 대표성 등을 이유로 재구성되는 안보리에 입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나라들로 꼽히고 있다.
일본은 특히 "유엔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유엔 분담금을 내는 국가로서의 입지가 반영돼야 한다"면서 상임이사국 자리를 요구해왔다. 요리코 가와구치 일본 외상은 "안보리가 재조직되지 않는다면 새롭고도 복잡한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엔의 능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안보리 개혁과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이번 안보리 개편과정에 상임이사국이 돼, 아시아지역내 정치적 발언권을 대폭 강화하며 '정치-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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