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1만~2만의 터키군을 파병할 경우 터키에 85억달러의 경제지원을 하기로 터키와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터키의 이라크 파병은 의회의 반대만 없다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알리 바바칸 터키 경제장관과의 회담후 “미국은 터키의 경제개혁프로그램의 지속적 추진과 이라크 전쟁이 터키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85억 달러를 대여 형식으로 원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터키는 중요한 지역 동맹국이며 이슬람 세계에서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민주주의의 가치 있는 모범사례”라고 원조 이유를 밝히면서 “미국의 터키에 대한 경제원조와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해 경제원조가 터키군 파병에 대한 대가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도 “완전히 다른 주제며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고 말해 미국의 경제원조가 터키군 파병을 ‘돈으로 사는’ 것이라는 비난을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존 스노 장관은 “터키는 그 대신에 이라크에서의 미국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이번 경제원조가 파병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라크전 개시시점인 지난 3월에도 미국은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의 작전수행을 위해 미군이 터키 영토를 사용하는 것을 터키 의회가 거부하자 1백50억달러의 원조프로그램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터키 의회는 이같은 압력에 굴복, 지난 4월 새로운 원조를 얻기 위해 “이라크에서의 미국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도 있다.
현재 터키는 과도한 외채와 불황으로 미국의 경제원조 없이는 국가파산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 있어, 미국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은 22일 “터키는 의회 여름 휴회가 끝나는 10월1일 이후 미국이 요청한 파병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다음달 중순경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터키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내달 중순까지 파병 여부를 확정지을 것을 압박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