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 9.11 테러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 끝에 테러 공격 2주년째를 맞아 급락현상을 보여 최저를 기록, 이라크전 관련 대국민연설을 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부시의 노력을 무색케 하고 있다.
***부시 지지율, 9.11테러직후보다 40%포인트 급락**
9.11 테러 2주년을 맞아 USA 투데이와 CNN 방송 및 갤럽 등이 공동실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2%의 국민만이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라크전이 진행중이던 지난 4월, 71%의 지지율에서 19%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9.11테러 이후 90%의 지지도에서는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수치다.
이처럼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지속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경제 상황과 미 행정부가 초기 예측한 것보다 더 곤혹스럽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이라크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라크 전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주둔 미군 사상자와 이라크내 게릴라식 테러,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및 반(反)부시 진영의 강도높은 비판 등은 상당한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미 국민 가운데 45%만이 "부시 대통령이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고 응답해 “다른 경제 지표들은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을 보여주고 있고 세금감면정책으로 곧 보다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부시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마크 멜먼 여론담당관은 “부시는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주변여건으로부터 이득을 얻어왔으나 이제 현실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국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오늘 당장 대선을 실시한다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 ‘부시를 찍겠다’는 응답은 ‘민주당 후보가 누구라도 지지하겠다’는 응답보다 단지 4%포인트 앞선 47%로 조사됐다. 하지만 2주 전만 해도 두자리 수 이상 차이가 났었다.
국내상황뿐 아니라 대이라크 전에 대한 지지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후정책에 대해 51%의 미국민만이 지지한다는 뜻을 보였다. 또 이라크 상황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선 여론조사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아 47%의 만족도에 그쳤다.
***“미군 오인사격으로 이라크 경찰 등 9명 사망”**
이처럼 국내상황과 이라크전으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주둔 미군의 오인 사격 사건이 또 발생해 가뜩이나 혼돈 상황인 이라크 상황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강도 용의자를 쫓던 이라크 경찰을 미군이 오인 사격해 “8명의 이라크 경찰과 요르단 경비대원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이라크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도 “미군과 이라크 경찰간 오인사격으로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라고 전했다.
바그다드 서쪽 약 60km 지점에 위치한 팔루자의 한 검문소에서 12일 오전 경계근무중이던 미군이 강도용의자들이 탑승한 BMW 차량과 이들을 뒤쫓던 팔루자 경찰의 픽업트럭에 오인 사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 이라크 경찰은 미군이 양성했던 경찰들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 치안부재 비판에 직면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라크인들이 자국치안에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3만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을 경찰병력으로 양성하는 데 치중해 왔다.
미군은 이번 사건에 대해 확인을 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사건 현장에 있던 아칸 아드난 아흐메드 이라크 경찰은 “우리는 경찰이라고 소리쳤지만 미군은 사방에서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오인사격사건에 이어 몇시간후 팔루자 서쪽 라마디 인근 한 주택에서 교전이 발생해 두명의 미군이 숨졌고 7명이 부상당했다고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라마디 지역은 점령에 강하게 반발해온 수니파 이슬람교의 중심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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