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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폭등으로 극심한 '부익부'

한은, "신규 수신 80%가 5억 이상 계좌"

아파트값 폭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은행에서도 여실히 목격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상반기중 은행수신 동향' 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계좌(저축성예금 기준)은 6만3천3백개로 전체 저축성 예금계좌 1억4천8백43만개의 0.043%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거액계좌의 예금잔고는 1백61조8천1백9억원으로 전체 저축성예금 잔액의 34.1%에 달한다.

특히 올 상반기 5억원을 넘는 예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계좌수로는 4천4백개(7.5%), 금액으로는 18조3천9백90억원 증가(12.8%)하면서 은행권 전체 수신 증가(22조2백20억원)의 83.5%를 차지, 이들 부자가 은행 신규수신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요즘 프라이빗뱅킹(PB) 등 극소수 초상류층을 겨냥한 귀족마케팅에 전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0.5%에 불과한 5억원 이상 거액계좌가 정기예금 42.6% 차지**

특히 정기예금(전체 8백75만5천계좌)의 경우 계좌수의 62.9%를 차지하는 1천만원 이하 소액 계좌가 전체 예금액(2백62조원)의 9.3%(24조4천억원)에 불과한 반면, 전체의 0.5%(4만4천계좌)에 불과한 5억원 이상의 거액 계좌가 예금액의 42.6%(1백12조원)를 차지했다.

1억5천만개에 이르는 전체 저축성예금계좌의 평균 잔액은 3백19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전체 계좌의 절반을 차지하는 잔액 1만원 미만 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계좌의 평균 잔액도 6백64만원 정도였다.

이같은 불균형은 불경기와 올들어 시중은행들이 여러 차례 금리를 낮추고 최근 일부 은행들이 0.1%포인트 정도 금리를 다시 낮춰 정기예금 금리가 4%에 불과한 저금리로 인해 올 상반기 저축성 예금은 크게 둔화됐다는 점에서 더욱 대비된다.

한은에 따르면, 이처럼 거액예금계좌가 늘어난 것은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4백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쪽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비중이 큰 정기예금의 거액계좌가 급증한 것은 은행들의 적극적인 프라이빗뱅킹(PB) 영업에 따라 중도에 해지해도 이자 손해가 적은 회전식 정기예금에 큰손 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 투자기피 현상 뚜렷**

향후 경제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현금보유가 늘어난 것도 거액계좌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50억원 초과 거액계좌 총액의 88.4%(계좌수는 90.6%)를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억원을 넘는 계좌는 4천7백86개로 5억원 이상 전체 계좌의 7.6%에 불과하나 금액은 86조3천9백40억원으로 53.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5억원 초과 10억원 미만 계좌는 3만6천9백8개로 전체의 58.3%를 차지하지만, 금액은 28조3천10억원으로 17.5%에 불과했다.

한은에서는 한편에서는 3백5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지난 1년여의 아파트값 폭등에 따른 불로소득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로 보고 있다.

***전체수신 증가율은 4년래 최저치**

한편 6월말 현재 은행 수신(예금+금전신탁+금융채.CD.표지어음 등) 잔액은 7백7조6천7백4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24조2백20억원(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수신 증가율은 1999년 상반기(1.3%)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좌수도 올 상반기에 1백76만계좌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하반기(7백41만계좌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저축성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신용카드 발급 요건 강화로 인해 카드결제용으로 신설되는 계좌가 많이 준 탓에 지난해 하반기(6백96만계좌 증가)보다 크게 줄어든 1백1만계좌 증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값 폭등 등으로 부가 극소수 계층으로 집중되는 반면, 대다수 일반국민의 살림살이는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게 한은 통계가 말해주는 우리 사회의 24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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