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제야 유엔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유럽 국가 대다수 국민들은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대다수 국가들 부시 외교정책에 반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비영리단체인 독일마셜기금과 이탈리아 산파올로(Compagnia di San Paolo) 사립법률재단이 공동으로 6월 한 달 동안 유럽 7개국과 미국 내 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과거 1년간 미국 외교정책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반대하는 유럽인 비율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조사 대상국 가운데 폴란드를 제외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포루투칼 6개국은 모두 미국 부시 정책에 대해 과반수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반대수치도 지난 해의 56%에서 이번에는 64%로 높아졌다. 특히 프랑스는 70%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매우 적극적으로 동조해온 영국에서조차 57%의 응답자는 부시 외교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미국이 세계적 문제에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선 45%의 유럽인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64%에 비해 급감했다.
유럽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프랑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60에서 50으로 하락했다. 반면 미국의 프랑스에 대한 호감도도 55에서 45로 하락해, 미국과 유럽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가운데 84%, 전쟁을 문제해결 수단으로 인식**
이번 조사에서는 양 대륙의 전쟁에 대한 시각차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럽인과 미국인은 모두 가장 위험한 전지구적인 위협으로 국제 테러리즘, 북한과 이란의 대량파괴무기 보유 움직임, 이슬람 근본주의, 아랍과 이스라엘간 갈등 등을 꼽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으나 이의 해결을 위해서 전쟁을 해야 한다는 데 84%의 미국인들이 찬성한 반면, 유럽인들은 48%만이 지지해 분명한 대조를 보였다.
또 유럽인 가운데 78%는 "미국의 일방주의가 다음 10년후 국제적 위협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의 역할 강화에 대해선 양 측 모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긴 했으나 중대한 이익이 걸렸을 경우에는 57%의 미국인들은 유엔을 무시할 수 있다고 말해 유럽인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인 가운데서는 40%만이 "그럴 수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을 대신해 유럽연합(EU)이 국제이슈에 적극대처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특히 독일 국민들은 1년전만 하더라도 독일의 국제적인 역할에 대해서 불명확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82%의 조사대상자들이 "독일은 전 세계적인 이슈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응답했고, 70%는 "EU가 초강대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기관은 이번 여론조사를 마무리하면서 "미국과 유럽인들은 여전히 서로를 친구라 여기고 있으나 유럽인들은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과 특히 이라크 전쟁에 대해선 매우 비판적"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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