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과 관련 로슈코프 러시아 수석대표가 “결렬도 아니지만 돌파구도 열리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며 평가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회담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교섭 지속해야 할지 의문”**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로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6자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회담에서 “차기 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유익한 성과였다“고 평하면서도 "회담이 결렬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도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이번 회담기간중 가장 객관적 내용과 분위기를 전달해온 러시아측 반응이어서 주목된다.
로슈코프 대표는 또 북한 대표단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29일 최종 협의를 위한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북한은 6자회담을 교섭을 지속해야할 필요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의 의견 차이가 커서 “어려운 교섭”이었다고 총평했다.
이러한 로슈코프 차관의 발언은 그가 회담 둘째 날인 28일 기자회견에서 “협의 성과를 포함시킨 문서 채택에 각국이 기본 합의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것이어서, 북한의 막판 반대로 문서 채택에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
반면에 6자회담에 대한 미국측 공식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미국은 이번 회담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 베이징 6자회담 대표단이 귀국하기 앞서 29일(현지시간) 국무부 성명을 발표,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든 일단 시동이 걸린 6자회담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보유국 선언 위협을 하는 등 예기치 않은 소동도 있었지만 차기 회담의 개최 원칙 등에 합의한 것은 진전”이라고 평가해 북핵문제를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회담에 임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국무부는 또 “우리는 다자회담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공감대가 참가국들 간에 형성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주장해온 다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형식 틀로 굳어진데 대해 환영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또 “다자회담에서는 북한이 상대방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낼 수 없으며 다른 5개국 대표들이 분명히 북한의 발언을 들었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며 다자회담의 유용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국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목표는 북한 핵프로그램과 한반도 핵무기의 완전하고 입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종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와 다자간 과정을 위해 공동의 헌신을 할 것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단은 또 비록 6자회담에서 북한의 반대로 ‘의장요약 발표문’ 같은 공동문서를 도출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6개국 대표들이 차기회담 개최 원칙과 협상 진행중 사태악화 행동 금지 등에 합의한 것은 일단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
***미 강온파간 논쟁 결과 주목돼**
한편 국무부는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위협과 관련, “이것은 북한이 지난 4월 우리에게 밝힌 메시지를 되풀이 한 것”이라면서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도발적인 성명을 발표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는 북한의 ‘위협성’ 통고가 알려진 28일 AP통신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 준비 및 핵실험 실시 용의 발언을 크게 보도하며 향후 사태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의미축소 성격이 짙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6자회담에 반대해온 국방부 등이 의도적으로 언론에 이같은 내용을 흘리며 국무부를 견제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문제 보도가 회담이 진행중인 베이징이 아닌 워싱턴발로 나온 대목을 놓고 이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국대표단이 귀국하면 향후 대북 대응방식을 놓고 강온파간에 또한차례 격렬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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