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시민단체 상근자들에게 학업을 위한 장학금이 지원된다. 장학사업이 시작되면 최저생계비 이하의 활동비를 지급받으며 헌신적으로 시민운동을 해온 상근자들이 전문 교육을 받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9개 대학-5개 기업 동참해**
국내 최초의 환경전문 공익재단인 환경재단(이사장 이세중)은 2004년 3월부터 시민단체 상근자들에게 학업을 위한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장학사업이 시작되면 시민단체 상근자들 중에서 선정된 연 15명 내외의 인원이 학비 전액과 월 1백만원 상당의 생활비를 지급받게 된다.
시민단체에 3년 이상 상근한 경력자 중에서 제휴 대학원에 지원한 사람들이 일단 장학생으로 응모할 수 있으며, 최소한 학업을 위해 1년 이상 휴직할 수 있어야 한다. 재단측은 "개인의 전망과 학업 계획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학사업에는 경희대, 국민대, 서울대, 수원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양대 등 9개 대학과 대교그룹, 삼성SDI, 유한킴벌리(주), 포스코, LG칼텍스정유 등 5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제휴를 맺은 9개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며, 기업들의 후원금으로 조성된 기금에서 매월 1백만원의 생활비를 보조받는다. 제휴 대학들은 해당 학교에 지원한 상근자에 대해 4학기 또는 5학기(박사 과정의 경우 6학기)의 수업료 전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방 시민단체 상근자도 배려해야"**
재단측은 ▲헌신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고, ▲시민단체 상근자의 전문성 향상을 통해 시민운동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국내 기업과 대학들이 NGO에 기부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장학금을 받아 전문지식을 쌓은 상근자들이 시민운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수혜한 기간에 상응하는 만큼 시민단체 활동을 지속하는 것을 약속하는 등 내부 규약도 만들 예정이다.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현재 9개 대학 외에도 각 광역시도별로 제휴 대학들을 늘려갈 예정이며, 후원 기업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9개 대학 모두 환경재단의 제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한 후 승낙했기 때문에, 다른 대학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이런 장학사업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단체 상근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한 시민단체 상근자는 "활동한 지 3년 이상이 되면 모든 것을 소진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면서 "이런 장학사업을 통해 시민단체 상근자들이 자기 전망을 만들어 가면서 장기간 활동할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상근자는 "이런 장학사업이 서울의 시민단체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재단측도 더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활동을 하고 있는 지방 시민단체 상근자들을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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