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미국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정밀유도폭탄(JDAM)을 내년도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오는 2006년도 도입 예정인 MD(미사일방어) 체제에 이어 정밀유도폭탄 역시 미국 운영체제에 의존함으로써 일본군사력의 미국 종속도는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용인하는듯 하며 미국무기를 대량 판매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일본군사력을 자신의 통제아래 꽁꽁 묶어두는 미국의 노회한 '식민통치'다.
***“방위청, 미국 GPS로 유도되는 공대지정밀유도폭탄(JDAM) 도입 결정”**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일본 방위청이 미국의 GPS 체계를 이용하는 공대지 정밀유도폭탄을 항공자위대에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구입비용을 2004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6년에 개발된 JDAM은 재래식 비(非)유도 자유낙하 폭탄을 정밀유도병기로 변환해주는 장치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등에서 특정 목표물의 타겟 공격에 이용,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기도입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자위대가 보유하는 최초의 정밀유도공격폭탄”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의존 심화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측의 GPS를 사용, 폭탄을 유도하기 때문에 미국이 GPS 전파사용을 중지 및 차단해 버리면 폭탄유도가 불가능해 진다”는 주장이다.
일본이 도입키로 결정한 MD 체계도 미국 독자 개발형태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과 공동연구를 진행중인 MD 계획이 배치단계까지 도달하려면 앞으로 최소한 10년이 걸린다는 점과 소요되는 수조 엔 단위의 비용을 염두에 둘 때 미국형 MD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현단계 미국형 MD의 요격성공률이 1백%가 아닌 점과 이미 1백56억엔을 투입한 미일 MD 공동연구가 유명무실화될 우려로 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재주는 일본이 부리고 돈은 미국이 벌고**
이같은 JDAM 배치는 외형상 일본 자위대의 군사능력를 크게 증대시킬 전망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현재 항공자위대는 적외선 유도 폭탄을 보유하고 있으나 정밀폭격을 하려면 목표물 근처까지 전투기가 고도를 낮춰 접근해 폭탄을 투하해야만 하는 등 조종사의 기량에 의지하는 면이 크고 상당한 위험부담이 따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JDAM을 도입하게 되면 “상공에서 조종사가 공격목표 위치 정보를 입력 투하하기만 하면 폭탄은 미국 군사용 GPS로 유도되면서 정밀폭격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측이 이번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JDAM은 일본 항공 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5백 파운드 폭탄에 미국이 개발한 GPS 유도장치나 날개를 다는 방식으로 개조해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비용은 한 개에 5백만 엔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방위청은 무기도입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을 우려해 “JDAM도입을 통해 일본 자위대가 해외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론 정밀유도폭탄을 도입하면 대지공격능력은 향상되지만 “항공자위대는 상대국 지상 레이더를 탐지 방해 및 파괴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기지를 뚫고 공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방위청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은 이같은 일본의 잇따른 첨단무기 도입을 북한-중국 등을 가상적국으로 상정한 군사대국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이같은 군사대국화는 자칫 미국 군수산업체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을뿐, 일본의 자주국방 능력 증대와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지적이다. 무기는 도입하되 운영체계는 미국의 통제아래 놓이게 돼, 독자적 작전수행등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요컨대 외형적으로는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나 내용적으로는 미국의 통제아래 꼼짝 못하는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는 게 현재 일본 군사대국화의 실상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말해 재주는 일본이 부리고 돈은 미국이 버는 양상이다.
지난 8.15 경축사에서 '자주국방'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우리나라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타산지석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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