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동성애자에 대해서만 모든 성적 행위를 금지한 국방부 '부대 관리 훈령'이 동성애자를 부당하게 차별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현행 국방부 훈령 제1196호 '부대 관리 훈령'은 "동성애자 병사의 병영 내에서의 모든 성적 행위는 금지된다"(제236조2항)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 또는 징계 처분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친구사이는 이 훈령에 대해 "유독 동성애자 병사의 성적 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명백한 차별"이라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이성애자 병사의 경우는 성적 행위가 허용되는 것처럼 보일뿐만 아니라, 동성애자 병사가 마치 성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존재인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어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면, 군대 내 남성 간 성폭력 가해자 중 동성애자는 거의 없으며, 외국의 연구에 따르더라도 남성 간 성폭력은 남성 간 위계를 폭력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이성애자 가해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육군 현역 및 제대 사병 671명을 대상으로 '군대 내 성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15퍼센트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동성애자가 가해자인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동성애자가 성폭력, 추행, 인권 침해의 피해자가 된 사례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의 81.2퍼센트는 상급자로, 군대 내의 위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성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이 단체는 이어서 "동성애자가 성폭력을 저지른 경우나 '성(性)군기'를 해한 경우, 이성애자 병사와 마찬가지로 군형법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로 규율할 수 있으므로 이 훈령은 불필요하다"며 "이 훈령으로 인해, 군대 내에서 차별과 인권 침해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동성애자 병사에 대한 편견과 감시가 강화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8월 '군 관련 성소수자 네트워크'는 남성 간 성행위를 '계간(鷄姦)'으로 표현하며 이에 대한 처벌을 명시한 군형법 92조가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1500인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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