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시기가 8월 하순 3일간에 걸쳐 베이징에서 차관급으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북한, 8월 하순 6자회담 개최에 합의한 듯**
북핵관련 6자회담을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9일 귀국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25일 이후 31일 사이 사흘간 열릴 예정”이며 “참가 당사국들이 정확한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7일부터 북한에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및 김영일 부상 등과 6자회담을 위한 협의를 하고 9일 귀국한 왕이 부부장은 또 “6자 회담은 차관급 대표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왕이 부부장은 10일 중국을 방문중인 후쿠다 야스오 일본 관방장관과의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8월 하순 개최에 대해 각국이 모두 기본적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도 이 사안에 대해 합의하고 있는 것임을 밝혔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10일 전했다.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10일 후쿠다 일본 관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이 8월 하순에 개최될 것 같다”며 왕이 부부장의 발언을 확인했다.
한-미-일 3국은 왕이 부부장을 통해 북한에 오는 26일 ,27일 이틀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자고 타진한 바 있어, 왕이 부부장 등 중국수뇌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측이 이같은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이달말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있다는 이유로 9월초 회담을 주장했었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당초 고집을 꺾은 배경과 관련, 미국측이 왕이 부부장을 통해 '북핵타결시 북한체제에 대한 서면 안전보장'이라는 포괄적 타협안을 제시했기 때문이 아니냐며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 관련국과 연쇄회담**
6자회담 날짜가 거의 굳어짐에 따라 회담에 참석하는 북한외 5개국간 정책협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오는 13~14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정책협의회를 열고 북한측에 제시할 카드를 최종정리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이번 협의와 관련, “일단 13일 하루 회의를 열어보고 14일 회의 개최 여부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며 대북공동제안 성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 정부는 이어 이번 6자회담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한 러시아와도 협의를 할 예정이다. 김재섭 외교통상부 차관은 13일 모스크바에서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로 거론되는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차관과 만나 6자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을 논의하며 실질적인 회담 내용도 협의할 것이라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중국측도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을 10일부터 5박6일동안 일본과 우리나라에 파견해 6자회담의제 및 북핵문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13일 윤영관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중 외무장관 회담을 갖는 데 이어, 노무현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15일 노무현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핵타결을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 제안 등 우리 정부의 대담한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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