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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메릴린치 2인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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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메릴린치 2인자 등극

40세의 김도우씨, 메릴린치 글로벌 마켓 대표로 발탁

한국계 미국인이 세계 최대증권사 메릴린치의 2인자로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김도우(40.미국명 다우 킴) 메릴린치 선임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메릴린치의 최고경영자 스탠리 오닐(51)이 6일 그레그 플레밍 투자은행 금융그룹 공동대표와 다우 킴 글로벌 채권시장 대표를 글로벌 마켓 투자은행 부문의 공동대표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마켓 투자은행 부문은 메릴린치의 핵심부서로 이 부서의 대표는 곧 메릴린치의 2인자를 의미한다. 월가에서는 채권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아온 김씨는 글로벌 채권 주식 사업을 총괄하게 되고 플레밍은 투자은행 업무를 관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투자의 귀재로 '메릴린치의 떠오르는 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김씨와 플레밍이 "메릴린치의 떠오르는 별"이라며 "앞으로 두 사람은 메릴린치의 오닐 회장에게 공동으로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수석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으로 승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도우씨가 이끌어 오던 글로벌 채권거래 부문은 메릴린치 매출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돈줄 역할을 하는 곳이다. 두 사람이 맡게 되는 글로벌 마켓 투자은행 부문은 메릴린치가 올 2.4분기에 거둔 매출에서 55%를 차지하고 직원만 1만1천명에 이르는 거대 부서다.

플레밍이 이끌어 온 금융그룹은 금융계 합병시장 세계1위로 시장 점유율이 20% 달한다. 이에 힘입어 메릴린치는 인수합병 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올라있다. 메릴린치는 임직원이 4만8천3백명에 이르는 거대 금융그룹으로 올해 2·4분기에만 10억2천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와튼스쿨 출신의 채권전문딜러**

블룸버그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김도우씨는 서울 출생으로 부친이 현재 한국 저명기업의 경영자이며 김씨는 일명 앤도버(매사추세츠주)로 불리는 명문사립 고등학교 필립스 아카데미 예비학교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학사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1985년 뉴욕 매뉴팩처러스 하노버은행의 신용분석가로 월가에 발을 들여놨다. 이어 1991년 도쿄 케미칼뱅크로 옮겨 부사장까지 지낸 후 1994년 1월 채권파생상품 딜러로 메릴린치 도쿄지사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 뛰어나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0년 뉴욕본사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채권시장을 맡아왔다.

***"메릴린치 이너서클의 피비린내 나는 숙청 결과"**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플레밍과 김도우씨가 불과 40세에 2인자의 위치에 오른 것은 그의 탁월한 능력외에, 메릴린치 이너서클의 피비린내 나는 숙청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는 "자카리아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메릴린치 상층부의 갈등으로 인한 희생"이라면서 "지난달 29일 부회장으로서 그의 후견인이었던 토머스 패트릭이 해고된 이후 자카리아의 자리 역시 위태로웠다"고 전했다.

패트릭 부회장이 쫓겨난 것은 오닐 회장에게 자신의 오른팔인 자카리아 대표를 지난해 12월 코만스키 전 회장 후임으로 오닐 회장이 CEO 겸 회장으로 영전하면서 공석이 된 사장자리에 선임해줄 것을 요구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FT는 "패트릭 부회장이 자카리아를 사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압박을 가해 화가 난 오닐 회장이 패트릭 부회장을 강제 축출했다"면서 "오닐 회장은 사장 자리를 비워둘 것으로 원한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오닐 회장은 패트릭 부회장의 심복을 막강한 실권을 쥘 수 있는 사장자리에 앉힐 경우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해왔다.

오닐 회장이 이처럼 당분간 사장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자카리아 역시 최근 자신이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며 큰소리를 쳐 오닐 회장의 눈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는 오닐 회장의 숙청 작업을 매우 신속하고 냉혹하다는 점에서 놀라워 하고 있다. 패트릭 전 부회장은 오닐 회장과 10년 이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긴밀한 관계였기 때문이다. 오닐 회장이 지난해 12월 흑인으로선 처음으로 월가 투자은행의 CEO가 될 수 있었던 것도 패트릭 부회장의 강력한 지지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패트릭 부회장은 지난 증시 침체와 투자은행업 하향세로 타격을 받던 2001년 6월 메릴린치 전직원의 3분의 1 가량에 해당하는 2만3천7백개의 일자리를 삭감하는 작업을 벌일 때 오닐을 적극 밀어준 바 있다.

그러한 패트릭 부회장이 쫒겨나는 모습도 그의 지위로 볼 때 냉혹한 것으로 알려진 월가의 세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운전사,비서와 함께 회사경호원들에 에워싸여 빌딩 밖으로 호송됐으며 그의 이메일 계정을 비롯해 개인 컴퓨터의 전원도 즉각 차단됐다.

이 때문에 과거 큰 공을 세운 측근이라도 권력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이너서클의 철칙이 작동한 후에 2인자의 자리에 오른 김도우 대표가 메릴린치의 경영진의 안정과 수익 제고에 어느 정도 역량을 발휘할지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FT도 "패트릭과 자카리아의 퇴진으로 오닐의 이너서클이 정돈됐다"면서도 "메릴린치가 최근의 흑자 기조를 이어나갈 충분한 경영력과 내적 안정을 갖춘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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