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희망 정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못마땅한 표정 지으며 진로 빨리 정하라 닦달하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꿈을 찾기 위해 나름 노력하였지만
찾을 수 없었노라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고,
찾긴 했지만 실망할까봐 말하지 못하겠다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아홉 번 고3 담임 해본 어떤 교사는
낑낑대며 찾아낸 진로대로 진학하는 경우 많지 않으니
진로 정하지 못한 것,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야기해주었다.
스스로 자연스럽게 꿈 찾고 진로 정하는 것이야 좋은 일이지만
중요한 일 포기하면서까지 억지로 찾을 필요 없다는 이야기였다.
학과 선택이 적성이나 특기나 꿈에 의해서가 아니라
점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1 때 정하였던 진로 희망 따라 학과 정하는 경우 10% 미만이고
고3 초에 정한 진로 희망 그대로 입학원서를 쓰는 아이
30%가 채 안 되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 주소이다.
의사 되고 싶은 마음 없었는데
점수가 잘 나와서 의대에 진학하는 아이 있고,
의사 되고픈 꿈 6, 7년 간직하고 있었는데
성적 부족으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학과 선택하는 학생도 많다.
자신의 점수와 입시기관에서 제시한 예상 커트라인을 놓고
씨름하고 고민하면서 그동안 고민 고민 끝에 찾았던 꿈
깡그리 무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상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는 것도
장래 희망 굳이 애써 정하지 않아도 되는 또 다른 이유다.
지금 있는 직업 많이 없어지고
현재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직업 엄청 생겨날 것 분명하다.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 소양 키우면서
하루하루 충실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학교생활 잘하는 것이고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것이다.
장래 희망을 정해 놓게 되면
설령 목표대로 진학하지 못할지라도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보다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억지로 찾으려다 시간 낭비하고
스스로를 못났다 책망하면서 자신감 자존감을 잃을 수 있음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장래 희망 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괴로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런 과정 저런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자연스럽게 정한다면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칭찬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지만
정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한심하다는 표정 짓거나
어떻게든 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채근할 필요는 없다.
세상 눈치 부모 눈치 보면서 정하면
그 결정은 언젠가 변할 것이고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진정으로 자녀의 꿈 찾아주고 싶다면
이런 저런 경험 많이 하도록 도와주고
여행 떠나도록 등 떠밀어주고
아이를 현장으로 보내 스스로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여행과 체험을 통해서
자신의 적성을 판단해볼 수 있도록 하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조바심내지 말아야 하고 억지로 하지 말아야 하며
시간이 걸릴지라도 스스로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그 선택 존중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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