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면서 일본의 경우처럼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뒤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은행들의 부동산담보대출 총액이 5년 전에 비해 5배나 급증한 결과, 앞으로 3~5년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대출액의 상당량이 부실채권화할 가능성이 짙다는 우려다.
***"상하이, 부동산거품 심각“**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의 황진라오(黃金老) 연구원은 최근 중국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기고한 '잠복하는 중국의 대출급증위기: 일본의 은행산업을 교훈삼아야'라는 글을 통해 일본의 부동산거품 붕괴를 예로 들면서 "중국은 시장경제 시스템과 재정부문의 건전성이 일본보다 더 허약하다"면서 불량채권 증가에 경종을 울렸다.
황 연구원은 “은행대출에서 부동산 및 개인에 대한 대출 규모가 너무 많다“면서 유사시 이들 대출액이 불량채권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국유 상업은행이 개발업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적발돼 그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에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경계심리가 깔려있다. 중국 제1의 경제도시인 상하이시의 금년 상반기(1월~6월) 분양주택 개발 면적은 6백37만2천3백 평방미터로 1평방미터의 가격이 전년에 비해 두자릿수 이상 올라 금년 1.4분기에는 5천3백15위엔(약 80만원)에 달했으며, 지난 18일에는 평균가격이 7천만위엔(약 1백20억원)의 초고급 부동산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태평양지역 최고담당자는 이와 과련,“중저 가격대의 부동산도 상하이 시민의 구매 능력을 이미 넘어서고 있어 시내에서는 과도한 투자와 투기의 징조가 보인다”며 상하이에서의 부동산 거품 징조를 경고했다.
***개인 주택대출 5년간 19배 폭증, 대출심사 시스템은 부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이에 대해 상당히 우려해 지난달 19일 인민은행 관계자는 '재경시보(財經時報)'에서 “대출액이 현재 속도로 계속 증가하면 3~5년 후면 금융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금융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중국에서 대출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금융 위험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민은행은 또한 중국 금융기관의 올해 상반기 대출 총액은 1조7천8백10억위엔(약 2백60조원)을 차지, 지난해 총 대출규모인 1조8천4백75억위엔(약 2백70조)에 육박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도 98년에는 3천1백6억위엔(약 46조원)이었으나 2002년에는 1조4천8백69억위엔(약 2백30조원)으로 증가해, 지난 5년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개인용 주택대출은 19배정도 폭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투기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부실한 대출심사 시스템이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부동산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국유토지사용증’과 같은 구비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출액의 4분의 1이 필요한 서류 없이 이루어졌으며 자기자본비율이 개발 사업비의 30%에 미치지 못하는 자격미달 사업자에게도 대출이 이루어지는 등 대출과정에 상당한 허점이 드러났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인민은행은 그 결과 지난달 13일 '부동산 대출업무 관리강화에 관한 지침'을 통해 부동산자금 대출심사를 엄격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지침에 대해 대단위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겨울이 도래했다”며 부동산 개발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AWSJ,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은행 채무불이행 경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도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 지역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55억달러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하면서, 이 분야 대출 총액이 2백93억2천만 달러에 이르자 중국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 새로운 우려가 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55% 늘어난 규모이며, 같은 기간 지역 총생산(GDP) 3백41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 상하이지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개인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의 위험성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들이 채무불이행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AWSJ은 “부동산 담보대출이 급증함으로써 중국 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경제에서도 그러하지만 부동산 투기는 중국경제에도 메가톤급 시한폭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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