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만리장성 붕괴, 이미 3분의 1 사라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만리장성 붕괴, 이미 3분의 1 사라져

"유감스럽게도 만리장성에는 큐레이터가 없다"

'달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인류의 건축물'이라는 중국의 만리장성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문인들이 "시안(西安)을 보지 않고는 중국문화의 위대함을 알 수 없고 장성에 오르지 않고는 중국건출의 위대함을 알 수 없다"고 한 만리장성이 그 위대함을 잃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진나라 사람 절반이 만리장성 때문에 죽었다"**

만리장성은 중국 대륙 북방지역에서 동에서 서로 장장 6천km를 가로지르는 사실상 '만오천리 장성'이다.

베이징을 지나 황하를 건너 서쪽으로 실크로드와 나란히 달리다가 깐수성에 이르는 만리장성은 지금으로부터 2천4백년 전 전국시대 연, 조, 진 세나라가 남진을 꾀하던 북방의 흉노족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고 후에 진시황이 전국을 통일하면서 이들을 연결, 증축하기 시작한 기원전 221년으로부터 장장 10개 왕조를 걸쳐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원래 흙과 나무 등으로 쌓았던 탓에 비바람에 훼손되어 장성의 보수는 역대 왕조의 골칫거리였다. 이에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벽돌로 개축해 2백년에 걸쳐 현재의 장성이 완성되었다. 따라서 사학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만리장성은 명나라 때의 것이지 진시황의 작품이 아니다.

만리장성은 피의 역사이기도 하다.

송나라 때의 명재상 왕안석은 "진나라 사람의 절반은 만리장성 때문에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 양제 때 1백만 명을 동원했는데 열흘 동안 60만 명이나 죽었다는 기록이 전해오기도 한다.

***"명나라 시절 만리장성 20%밖에 보존 안돼"**

그러한 피의 대가일까. 14일(현지시간) 미국이 와이어드뉴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의 상징물이자 세계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만리장성이 이미 3분의 1이 소실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고 있다.

1957년 만리장성은 대대적인 보수를 거치며 관광지로서의 정비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베이징에서 가까워 관광객이 몰리는 팔달령 일대는 대규모 주차장, 놀이시설, 기념품점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와이어드뉴스는 "이런 광경에 익숙한 사람들은 만리장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믿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만리장성은 붕괴하고 있으며 더 이상 자연의 풍화와 인파로 인한 파괴 행위에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와이어드뉴스는 만리장성 보호 운동가의 말을 인용, "명나라 시대(서기 1368-1644년)에 건축된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부문은 20%도 안된다"고 전했다.

게다가 1백군데를 조사한 결과 3분의 1이 이미 소실되었다는 것. 원인은 기후와 고비사막의 침식작용에 의한 파괴, 장성 부근에 사는 농부들에 의한 파괴다.

중국의 13억 인구 중 9억명은 급성장중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광대하고 궁핍한 외진 곳에 살고 있다. 장성의 대부분도 이러한 벽지에 있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쾌적한 장소로부터는 멀고, 대외적인 이미지를 의식하는 관리들의 눈길도 닿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장성 부근에 살면서도 그 건축물이 무엇인가를 전혀 모르는 농민들도 적지 않고 심지어 장성의 벽돌을 빼내 짐수레로 옮겨 집이나 양의 울타리, 돼지우리 등을 짓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와이어드뉴스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가까운 허베이성 주민들이 돌이나 토대물들을 가져가는 바람에 1km에 걸친 장성의 일부분이 1년만에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이처럼 관광객이 적은 곳은, 자연 파괴나 주민의 약탈행위에 무방비로 놓여져 있는가 하면 관광객이 어느 정도 찾아오는 장성에서는 기념품으로 벽돌을 빼내가는 통에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객의 이름을 조각해 주고 장성 벽돌을 3 달러에 팔아 먹는 것이다.

***"만리장성에는 큐레이터가 없다"**

'만리장성 국제 친우회'(International Friends of the Great Wall)의 설립자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영국인 윌리엄 린제이는 장성을 '세계 최대의 옥외 박물관'이라고 부르면서 "유감스럽게 이 '박물관'에는 큐레이터가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린제이씨는 "중국과 세계의 유산인 만리장성을 파괴하는 사람에 대해 처벌이 이루어지기는 커녕 감시나 훈계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린제이씨는 만리장성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을 촉구해 왔다. 베이징 부근 약 6백50km에 걸쳐있는 '문화적 가치가 있는 풍경'이라는 장성의 일부분은 미국에 본부를 둔 세계유산기금(WMF)에 의해 '가장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1백개 유산'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린제이씨는 그가 '방치된 장성'이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장성은 보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와이어드뉴스는 "사스 퇴치 때문에 수천만 달러를 긴급 투입해야 하는 중국의 현실에서 낡아빠진 장성을 보호하는 것이 사치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엄격한 처벌을 규정한 '만리장성 보호법'(Great Wall Law)이 법제화돼 장성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내에서 쓰레기 투기, 파괴행위 등을 하는 사람은 최고 7년의 실형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